일본 기상청의 혁신과 노력
일본 남부를 강타한 집중 호우에 대처하는 일본 기상청의 자세는 한마디로 '적극적'이었다. 규슈에 엄청난 양의 비구름이 덮치자 5일 아침 7시부터 기자회견을 자청한 뒤 예보과장이 직접 나서서는 이번 호우의 위험성을 전했다. 집중호우 특별경계 발령 지역이 늘어날 때마다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서 국민들을 상대로 주의를 촉구했다. 5일 하루 동안만 3차례, 6일 2차례 기자회견을 했고, 그때마다 NHK는 생중계를 통해 이를 전하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자연재해에 대응하는 일본의 총력 태세를 보여준다.
일본 기상청은 사전적인 준비 태세와 정확한 예보로 명성이 높지만, 지난해 동북부 지역을 덮친 수차례의 태풍으로 큰 피해를 내면서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피난을 미처 하지 못한 노인요양시설을 범람한 강물이 덮치면서 9명이 숨지는 참변이 발생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본 기상청은 시스템 개선으로 묵묵히 다시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자신들을 바꿔나갔다. 지난해 큰 인명 피해 후 기상청이 처음으로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해 대응에 나선 것이 이번 규슈 지역 집중 호우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해 피해 이후 '호우특별경계'라는 위기 경계 발령 단계를 새로 만들었다. 집중적인 호우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령되는 것으로 이번 규슈 호우에 이를 처음 발령한 일본 기상청은 매번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이를 전하면서 주민들의 피난과 주의를 직접 호소했다. '호우특별경계' 발령 기자회견은 매번 이와 같은 호소문으로 시작했다.
기상청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과 공영방송 NHK의 24시간 이어진 재난재해 방송으로 52만 명이 사전 대피해 비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이틀간 이어진 호우는 사망 6명이라는 적지 않은 인명피해를 내고, 강이 범람해 마을이 온통 진흙으로 뒤덮이는가 하면 철교가 강물에 휩쓸려가는 등의 상처를 남겼지만, 각 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아니었다면 그 피해가 얼마나 더 커졌을지 모를 일이다. 재난 재해 현장에 '만약에….'는 없다. 문제점이 드러났을 때 고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일본 기상청은 보여 주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