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前 FBI 국장, 미국정국의 뇌관으로 주목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코미 전 국장에게 주목하는 것은 정치권과 언론만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행보가 워싱턴 정치권의 뇌관으로 등장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전격 경질한 뒤 정국이 급랭하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고 있다. 당장은 코미 전 국장의 의회 청문회 증언 여부와 증언 내용 등이 관심사이지만, 머잖아 그가 트럼프 정부에 치명타를 안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누구보다도 그와 접촉을 원하는 곳은 출판업계라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 및 진실 공방,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 등과 관련된 내용 등 코미 전 국장이 전할 특급 내용이 즐비하다는 판단에서다. 코미 전 국장으로서도 이러한 저술 활동에 관심을 둘 여지가 충분하다. 당장 그는 이번 공방 이후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처지다. 예정대로라면 코미 전 국장의 임기는 2023년까지였다. 경질되지 않고 임기를 채웠더라면 대형 로펌이나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 대학 등에서 그를 채용하려고 경쟁했을 것이라는 게 NYT의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코미 전 국장에게 그런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낮다. 그는 정권 초반 트럼프 대통령에게 ‘밉보여’ 경질됐다는 게 정설이다. 더구나 코미 전 국장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는 클린턴 캠프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와 유보 등의 방침을 오가며 민주당으로부터도 원망을 들었던 처지다. 출판 에이전트인 트라이던트 미디어그룹의 로버트 고틀리브 대표는 “코미 전 국장이 (러시아 내통 의혹 등) 사실에 관해 기술한다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935년 이후 FBI 국장을 거쳐간 인물은 48년 동안 재임한 에드거 후버를 비롯해 7명에 불과하다. 이들 중 퇴임 이후 개인적인 저술을 남긴 이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임했던 루이스 프리 전 국장이 유일하다. 프리 전 국장은 퇴임 이후 ‘마피아 소탕과 클린턴 전 대통령 조사, 테러와의 전쟁’ 등을 주제로 한 책을 남겼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져 퇴임 이후 일절 연락을 하지 않았다. FBI는 전직 직원들이 저술활동을 하면 국가기밀 유출 금지 조항 등을 살피게 된다.
한편 정치권 공방 차원에서 불거졌던 ‘트럼프 탄핵론’은 어느새 언론과 학계 등의 의제로도 등장했다. 1970년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온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한 언론인 칼 번스타인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코미 전 국장의 경질 사건과 관련해 “지금이 워터게이트 당시보다 더 위험한 상황일 수 있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주변인들이 적대적 외국(러시아)과 공모했을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을 은폐하려고 모든 권한을 다 사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