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들, “트럼프 못믿겠다” 신뢰성에 문제제기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물타기성'으로 의혹과 주장을 펴는 사례가 반복되자, 미 언론들이 신뢰성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어느 누가 믿을 수 있겠나?" 라며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당장 궁지에 몰렸다. 1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NBC방송의 피터 알렉산더 기자는 두 가지 사례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의 고용증가 통계들을 모두 '거짓'으로 규정해놓고 취임 이후인 2월 고용동향에 대해서는 "과거 수치는 가짜였는데 이제 진짜"라고 주장한 것과, 전·현 정권의 충돌로 번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청 의혹'이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도청 의혹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도청(wiretaps)이라는 단어를 광범위하게 사찰이나 다른 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했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고용통계에 대해서도 의회예산국(CBO) 수치들이 정확하지 않다는 의미였다고 에둘러 해명했다. 고용 통계를 내놓는 미 노동통계국(BLS)의 공식 보고서를 지칭해 거짓이라고 했던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기자들 사이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고, 알렉산더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겠느냐. 대변인은 대통령이 어떤 주장을 하든 진실이라고 확신하느냐. '예·아니오'로 대답해달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통령의 권위를 갖고 말한다. 농담이 아니라면 당연히 진실이라 믿는다"고 답변했다. 동료 기자도 거들고 나섰다. NBC방송의 핼리 잭슨 기자는 "그렇다면 CBO 수치들이 잘못됐다는 의미냐"고 추궁했고, 스파이서 대변인은 "그건 내가 확인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CNN 방송은 고용동향 보고서는 CBO가 제시하는 것도 아니라고 스파이서 대변인이 한 해명의 오류를 재차 꼬집었다. 정치전문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의 이런 언사가 대내외 현안을 다루는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언론의 추궁을 염두에 둔 탓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많은 언론이 매우 열심히 일하는 내 참모들(representatives)에 대해 얼마나 무례한지 놀랍다"며 한동안 자제했던 '언론 때리기'를 재개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하원 정보위원회에 '도청' 주장의 증거제시 시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의회전문 더힐이 보도했다. 앞서 하원 정보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주장의 증거를 13일까지 제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법무부는 별다른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