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들, "롯데 돌아가라" 사드 반한감정 고조
우리 국방부와 롯데그룹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맞교환 계약을 체결하자 중국 일부 관영언론의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롯데가 중국에서 철수해야 한다"거나 "한중 관계가 '준 단교'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하는 등 지나치게 자극적인 표현도 서슴치 않는다. 아직까지 이런 기사는 일부 관영언론에 국한되고 있지만 '반한 감정'을 선동하는 성격이 짙어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28일 중국 관영언론인 환추스바오(환구시보)는 홍콩 매체를 인용해 "롯데그룹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사드 부지 제공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며 "이 설명이 대중에게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 (롯데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환추스바오는 이날 논평에서도 "롯데를 공격해 한국에 징벌을 가하는 것 외에 중국의 다른 선택은 없다"고 밝혔다.
환추스바오는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인민일보) 자매지로 베이징의 극보수 세력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로 알려졌다. 환추스바오는 지난 27일부터 '롯데 제재 및 한국 제품 전면 불매를 지지하느냐'는 온라인 투표도 내걸며 반한 감정을 선동하는 듯한 태도도 보이고 있다. 런민르바오도 자체 소셜미디어 매체인 '협객도'를 통해 한중 관계 긴장을 자극하고 있다. 협객도는 "미국이 (한국 사드 배치를) 시범 단행해 그 효과와 반응을 보려 한다"며 "일본이나 대만, 필리핀 같은 주변 국가들도 모두 사드가 필요하다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에 중국은 이들 국가에게 중국의 결심이 어떤지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협객도는 특히 "한국이 사드 배치에 나서면 중한 관계는 '준 단교' 가능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관영언론은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에서 사드가 한국으로 반입될 가능성이 있다거나 한국 보수파의 전쟁 충동이 사드 배치의 한 원인이라는 식의 추측성 보도까지 내보내고 있다.또 다른 관영 언론인 신화망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외교적 결례도 저질렀다. 신화통신 인터넷판인 신화망은 원래 이날 주중 한국대사관 김장수 대사를 인터뷰할 예정이었지만 "취재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하루 전날 일방적으로 이를 취소했다. 신화망은 내달 3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주요국 대사들과 릴레이 인터뷰에 나섰다. 하지만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이 확정되자 인터뷰를 돌연 취소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