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외신들, '박대통령 탄핵가결' 긴급뉴스로 타전
주요 외신들은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일제히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미국 CNN방송 등 주요외신들은 대한민국 국회에서 생방송을 통해 “촛불을 든 시민이 박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고 전했다. CNN은 “탄핵안 표결 직전까지 한국 국민의 81%가 탄핵을 원할 정도로 박 대통령이 신뢰를 잃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외신 등은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하야’를 바라는 국민 압박이 이어지면서 정치불안이 꽤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대외관계는 물론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으면서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이날 한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각종 비리에 연루돼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킨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며 “박 대통령의 권한은 즉각 총리에 위임되고 향후 헌재가 탄핵안을 심판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금까지 한국의 모든 대통령은 부패나 뇌물 혐의에 연루된 적이 있지만 그런 스캔들은 모두 친인척과 관련된 사건이었다”며 “하지만 이번 스캔들은 박 대통령 자신에게 범죄 혐의가 집중돼 있어 국민 분노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소식을 전하는 로이터 통신
DPA통신은 “국민 수백만명이 몇주 동안 길거리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 이후에 탄핵안이 가결됐다”고 정치권의 탄핵 동력이 국민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박 대통령이 여러 차례 사과하고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은 대통령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고 있다”며 “1980년대 이후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이어 “국민들은 즉각적인 퇴진을 바라고 있다”며 “시민들은 집회에서 ‘만약 당신이 외롭다고 느낀다면, 최씨가 수감된 감옥에나 가라’고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과 범죄를 공모했다고 특검이 결론내린 상황으로 보인다”며 “박 대통령이 임명한 헌법재판관이 탄핵을 심판해야 하는 등 탄핵은 힘들고 긴 여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도 “박 대통령은 탄핵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이미 발표했다”며 박 대통령이 한국에서 실제로 탄핵되는 첫번째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예측했다. 외신들은 대다수 국민이 하야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혼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국민이 평화로운 촛불집회를 통해 부패한 정권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줬다”고 극찬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외신들은 “박 대통령의 정치 스캔들에 대한 국민 반발이 심각하게 퍼져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탄핵안을 부결할 경우 격렬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 가부에 영향을 미쳤다”고 내다봤다. 중국중앙방송(CCTV), 홍콩 봉황망 등 중국 언론도 이날 탄핵안 표결 상황을 속보로 전하며 향후 한국 정국의 변화가 중국에 미칠 영향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중국 언론은 특히 이번 표결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 결정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관영 환구시보는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 사드 배치 결정뿐만 아니라 한국의 북한에 대한 강경노선, 일본과 체결한 다양한 협정 등이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언론도 탄핵안 표결 상황을 긴급뉴스로 다뤘다. NHK는 ‘박근혜 대통령 운명의 날’이라는 제목을 내걸고 탄핵소추안 표결 장면을 생중계하며 가결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국정 혼란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