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초대내각 강경파 장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환경보호청(EPA) 청장에 스콧 프루이트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을 사실상 낙점했다. 프루이트는 ‘오바마 환경레거시’에 반발해 온 인물로 트럼프의 강경파 인선에 또 한 차례 힘이 실렸다. 뉴욕타임스(NYT)와 의회전문지 더 힐 등 미국 언론은 7일(현지시간) 인수위 내부 소식통들을 이용해 프루이트 낙점 소식을 전했다. 프루이트가 공식 지명 및 미 상원의 인준절차를 거쳐 직원 1만5000명의 EPA 조직을 이끌게 될 경우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도입된 각종 환경 규제를 철폐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프루이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기후변화 구상의 하나로 추진해 온 화력발전소 온실가스 감축 의무화, 수질오염 방지 대책 등을 저지하기 위한 집단 소송을 주도해 온 인물로, 트럼프 당선인은 그의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그간 ‘기후변화는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 환경 규제가 경제 성장을 막는다고 비판해 왔다. 더 힐은 프루이트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과 환경정책에 대한 코드가 딱 맞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내각 인선을 포함해 내각 이외의 중요 직책에 대한 인선도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 현재까지 15개 부처 가운데 9개 부처 장관 후보에 대한 인선을 완료한 상태다. 나머지 부처에 대해서도 늦어도 내주 중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선이 확정된 부처와 내정자를 보면 법무장관에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 국방장관에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사령관, 주택도시개발장관에 벤 카슨, 보건복지장관에 톰 프라이스 하원의원, 국토안보장관에 존 켈리 전 남부사령관, 재무장관에 스티븐 므누신, 상무장관에 윌버 로스, 교육장관에 벳시 디보스, 교통장관에 일레인 차오 등이다.
이 가운데 최대 관심은 ‘외교사령탑’인 국무장관으로, 현재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존 헌츠먼 전유타 주지사,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는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마이크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캐슬린 T. 맥파랜드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비롯한 백악관 참모와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테리 브랜스테드 중국 주재 미국대사, 린다 맥마흔 중소기업청장 등 프루이트를 포함해 내각 이외의 중요 직책에 대한 인선도 마쳤다.
상무부 부장관에는 시카고 컵스 소유주이자 공화당의 큰손인 토드 리케츠를 낙점했다. 트럼프 정부 초대 내각은 안보라인과 국내정책 주요 포스트를 강경파가 장악했다. 국가안보보좌관과 법무, 국방, CIA 국장 등 안보라인은 모두 이민과 테러정책 등에 있어 초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인물들이고 복지장관과 프루이트 또한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어젠다인 ‘오바마케어’와 기후변화대책을 앞장서 비판해 온 인사들이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