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BBC, 박대통령 상황 ‘셰익스피어 희곡’에 빗대, 대한민국 국가망신
영국 BBC 방송은 6일(현지시간) ‘한국의 박 대통령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로 탄핵 위기에 놓인 박근혜 대통령의 일생을 재조명했다. 박 대통령이 처한 현재 상황을 ‘셰익스피어 희곡’에 빗대며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이 드라마는 심리적이면서도 정치적”이라고 보도했다. BBC는 박 대통령의 상황을 ‘공적인 드라마(public drama)’와 ‘사적인 드라마(private drama)’로 구분해 풀어냈다.
공적인 드라마는 현 시국을 설명하는 의미로 쓰였다. 기사는 “박 대통령이 지금은 아주 공적인 드라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서울에서 매주 토요일 밤 수십만의 시위대가 손에 촛불을 들고 궁전 대문 앞까지 행진해 불만을 토해낸다”고 썼다. 또 “사적인 드라마도 있다”면서 “박 대통령의 심리에 대해서는 그녀 자신을 포함해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BBC는 박 대통령이 군부 독재(military strongman)로 산업화를 이뤄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태어나 ‘완전히 기이한(utterly extraordinary)'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부모님이 모두 암살당하면서 박 대통령이 정치적인 폭력에 의해 고아가 됐다고도 했다. 정치에 입문한 뒤에는 박 대통령 본인이 커터칼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는 사실도 함께 담았다. 아버지에 대한 박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BBC는 먼저 박 전 대통령이 '중앙정보부'를 통해 반정부 인사들을 고문하고 살해한 점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가 오늘날까지도 엇갈린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유산에 대해 매우 방어적(very defensive)”이라며 “현대화 측면은 강조하는 반면 어두운 측면(dark side)은 숨기려 한다고 보도했다.
BBC는 박 대통령이 권력의 보호막(cocoon of power) 밖에서는 단 한 순간도 살아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학 시절에도 두 명의 보디가드가 늘 박 대통령과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미혼인데다 가까운 가족이 없어 의지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면서 “속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40년 지기 절친한 친구가 있었지만 스캔들 때문에 연락이 끊겼다”고 덧붙였다. ‘국정농단’ 논란의 당사자 최순실(60·구속기소)씨를 언급한 대목이다. BBC는 청와대의 영문 표기 ‘Blue House’에 쓰이는 ‘blue’에 ‘파란’ 외에도 ‘우울한’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점을 활용해 현재 상황을 중의적으로 표현하며 기사를 마쳤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