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 "북한'전략군 화력 타격계획' 주목 심상치 않다"
우리 군 당국은 20일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전략군 화력 타격계획'이란 제목의 작전지도에 주목했다. 북한은 한반도 지도 위에 전날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황해북도 황주지역에서 북동쪽 동해 방향으로 탄착점을 표시한 선을 그리고, 그 탄착점을 기점으로 남쪽 부산 앞바다까지 반원을 그려 타격목표 지점 2곳을 표시한 사실상 작전지도를 공개했다. 남쪽의 예상 타격지점은 울산 쪽의 동해상과 부산 인근 바다에 표시됐다. 스커드(사정 300~700㎞)와 노동미사일(1천300㎞)에 핵탄두를 탑재해 두 타격지점 상공에서 터트려 유사시 경북 포항이나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미군 증원전력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군은 인식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스커드 400여기, 노동 450여기를 각각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는 반면 미국은 스커드 600여기, 노동 200여기를 북한이 실전 배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설명했다. 어찌 됐건 북한이 보유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은 남한 후반의 항만과 비행장을 타격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19일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에 대해 "미제의 핵전쟁 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타격하는 것을 모의하여(목표로) 사거리를 제한하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타격계획 지도는 합참이 긴급 작전지휘관회의를 개최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노골적으로 우리측 지역을 탄도미사일 타격목표 지점으로 지정해 공개한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면서 "합참이 작전지휘관회의를 긴급히 개최한 것도 북한의 이런 노골적인 형태가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합참도 긴급 작전지휘관회의 배경에 대해 "어제 북한은 김정은 참관하에 우리의 항구와 비행장을 목표로 선제타격을 운운하는 도발적 행위를 감행했다"면서 "이러한 행동은 기존의 미사일 발사 시험 수준이 아닌 명백한 도발 야욕을 스스로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군 관계자들은 한미가 남부지역에 사드를 배치하면서 제시한 '군사적 효용성'을 북한이 이번에 스스로 증명한 격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사드 배치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와 가까운 동해상과 부산 앞 동해상을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의 타격지점으로 설정해 공개한 것은 사드의 남부지역 배치 결정이 부합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의 한 관계자는 "울산에는 대규모 화학공단과 석유시설 공단이 있어 북한이 미사일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면서 "사드와 같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가 없다면 이들 산업시설과 주요 항만이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은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하강하는 단계에서 속도는 마하 5~6가량"이라면서 "속도가 마하 7 이상인 사드 요격미사일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은 우산'(패트리엇 미사일) 16개로 북한의 미사일을 다 막지 못한다면서 "큰 우산(사드)으로 일단 가려서 1차적인 방어를 하고 다른 요격 수단으로 2차 방어에 나서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서울지역으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떨어뜨리는 것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은 정확도가 워낙 떨어져서 원하는 타격지점을 맞출 수가 없다"면서 "대포 쏘듯이 마구 쏘지는 않을 것이며 군사적으로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꼭 필요한 곳으로 발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전 당시 후세인 정권은 하루 6발 이상 미사일을 쏘지 않았다"면서 "주로 비행기지와 항만, 공항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현재 실전 배치된 노동미사일은 1천㎞ 비행시 탄착지점이 목표지점으로부터 2km∼3km, 스커드 미사일은 300㎞ 비행시 450m∼1km를 각각 벗어나는 등 원형공산오차(CEP)가 매우 커 정확도는 떨어진다. 이 때문에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해 타격목표 지점의 상공에서 핵탄두를 터뜨려 지상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전술을 변경한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