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북한 임진강 상류 무단방류 우려
장마 호우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집중호우로 만수위에 다다른 임진강 상류 황강댐의 물을 무단으로 방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임진강이나 북한강의 북한 댐들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정부의 대응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접경지역 재난사고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면 정부는 접경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사고 중 하나로 '남북 공유하천의 댐 붕괴나 무단방류로 인한 물 사고'를 꼽고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누어 위기경보를 발령해 대응한다. 해당 매뉴얼은 2009년 북한이 무단 방류해 임진강에서 야영객 6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2010년 마련됐다.
매뉴얼을 보면 '관심' 경보는 남방한계선 필승교(임진강)에 있는 황산수위국의 수위가 7.5m를 넘거나 평화의댐(북한강) 수위가 해발 210m를 초과하면 발령된다. 북한이 황강·임남댐에 비정상적으로 물을 가두는 행위를 지속하는 경우와 여수로(餘水路)로 비정상적으로 물을 내보내는 경우, 황강·임남댐에 경미한 시설물 피해가 났을 경우에도 관심 경보가 내려진다.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횡산수위국의 수위는 0.48m, 평화의댐 수위는 해발 163.4m에 머문다.
하지만 2009년 9월 북한이 황강댐을 무단으로 방류했을 때는 횡산수위국 수위가 6∼7m로 높아진 바 있다. 관심 경보가 발령되면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강우·수위상황을 관측해 관련 기관에 전달하고 국가정보원과 국방부·통일부 등은 북한지역 동향을 파악·분석해 전파한다. '주의' 경보는 횡산수위국 수위가 12m, 평화의댐 수위가 해발 246.6m를 초과하거나 북한의 황강·임남댐의 수위가 급상승했다는 징후가 포착되면 발령된다. 또 황강·임남댐 여수로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방류가 이뤄지거나 황강·임남댐에 손상이 가해져 북한이 건설장비를 동원해 보수·보강에 나서는 경우, 북한이 댐 하류에 폭발물 등을 놓는 경우 등에도 주의 경보가 내려진다.
주의 경보가 발령되면 국토부는 자체 상황실을 운영하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복구할 자원을 확충하고 동원체계도 점검한다. 통일부는 민간채널 등 남북협의 채널을 확보·점검하는 한편 남북협력기금을 확보해 대북지원에 대비하고 국방부는 최전방 소초(GP)와 일반전초(GOP)의 경계를 강화할 방안을 마련한다. '경계' 경보는 횡산수위국보다 하류의 군남홍수조절지와 평화의댐의 물이 넘칠(월류) 것으로 보이면 발령된다. 또 북한의 황강·임남댐 수위가 월류부에 육박한 경우나 북한이 수중조사에 나설 정도로 황강·임남댐이 손상됐다는 징후가 보이는 경우, 북한이 황강·임남댐 하류의 주민과 군부대를 철수했을 경우에도 경계 경보가 내려진다.
이때 국토부는 황강·임남댐이 붕괴할지에 대한 기술검토에 들어가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응급복구 대책을 수립한다. 특히 필요하면 임진강과 북한강 하류 댐들에서 예비 방류도 시행해 '물그릇'을 비운다. 지자체와 수자원공사, 한수원은 임진강·평화의댐·화천댐 하류 주민들이 대피하도록 경고방송을 한다. 다만 경보와 별도로 정부는 필승교 수위가 1m(풍수해재난대책기간 5월 15일∼10월 15일 사이)를 넘거나 10분에 10㎝ 이상 급상승하는 모습이 연속 2번 보이면 주민 등에 상황을 전파하고 관계기관이 주민대피 등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경계 경보 때 통일부는 북한에 협의를 제안하면서 남북이 합의했을 때 북한을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한다. 군남홍수조질지와 평화의댐에서 월류가 발생하고 황강·임남댐이 붕괴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 '심각' 경보가 발령된다. 또 북한이 댐을 파괴한다는 첩보가 입수됐을 때도 심각 경보가 내려진다. 이때는 국토부 장관이 본부장인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설치되고 지자체는 주민을 대피시킨다. 통일부는 긴급대책반을 북한에 보내는 등 북한과 협의에 나선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