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브렉시트 이후-EU독일중심 재편, 미국외교정책 변화’ 전망
영국 브렉시트가 미치는 세계의 세력지형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전문가들은 영국 브렉시트를 계기로 EU가 독일 중심으로 재편되고, 미국의 외교 정책이 변화하는 등 세계 안보 외교 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경제, 정치, 외교 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브렉시트의 단기(5개월) 파장을 설문조사한 결과 영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의견이 긍정적인 평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5년 후까지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은 제기되지 않았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알리안츠 선임경제전문가는 “영국과 EU 협상 진전이 쉽지 않아 경제적 성장이 더디고 중앙은행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고, 세계정치자문그룹 ‘유라시아’ 이언 브래머 정치학자도 “향후 5개월 동안 영국의 경기 침체기를 맞고, EU와 다른 일부 국가 역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장기 예측에선 경기 회복에 무게를 둔 의견이 많았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영국은 (브렉시트 이전보다) 더욱 가난해지고 EU 전역에서 국민투표 논의 목소리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일본, 유럽 등이 파운드화 하락에 따른 충격파를 받겠지만 시장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짚었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은 “5년이 지나면 영국이나 EU 모두 긴축 재정을 펼 것이기 때문에 취업률이 높아지고 성장세가 견고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파장보다는 지정학적 측면에서 변화할 세계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임스 갈브레이스 텍사스대 교수는 “향후 5개월 동안 극우성향 영국독립당이 보수당을 접수하고, 이는 스코틀랜드의 독립 요구로 이어질 것”이라며 “네덜란드, 프랑스의 국민투표 논의가 활발해지고,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이 좌파 성향으로 기울어 유럽 북부 남부의 차이가 벌어지는 등 정치적으로 ‘지진’과 같은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임스 골드가이어 아메리카대학 국제학 학장은 “5년 후 영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주변적 역할에 머무른 대신 EU를 주도하는 독일이 미국의 주요 외교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그간 강한 유럽이 러시아, 중동 문제에 잘 대응했지만 브렉시트로 미국이 아시아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마련돼 미국의 (아시아 중시) 외교 전략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정치 지도자들이 브렉시트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할 경우 세계적인 안보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니얼 플랫카 미국기업연구소 외교국방정책 담당 부소장은 “지도자들이 브렉시트 저번에 깔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대해 진지한 접근을 한다면 영국의 EU 탈퇴는 ‘경종’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지 않으면 1933년과 같이 전 세계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33년은 나치당의 아돌프 히틀러가 독일 총리에 취임한 해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