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이집트 여객기, 경유공항서 폭탄설치 가능성
최근 지중해에서 추락한 이집트 여객기의 사고 원인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당국이 여객기가 사고 직전에 들른 공항들에 조사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객기가 들른 브뤼셀, 파리 등 공항이 최근 테러를 겪은 나라인 만큼 이곳에서 폭발물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언론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지난 1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벨기에 브뤼셀과 아프리카 동부 에리트레아 수도 아스마라를 왕복 운항했다.
다음 날에는 북아프리카의 튀니지 튀니스를 오간 뒤 밤 11시 9분 파리에서 다시 승객 66명을 태우고 카이로로 출발했다. 비행기는 다음날인 19일 새벽 2시 45분께 이집트 영공에 진입한 직후 레이더에서 사라져 바다에 추락했다. 여객기가 이틀 동안 들른 5개 공항 중 브뤼셀과 튀니스, 파리, 카이로 등 네 곳은 극단주의 세력이 테러를 저지른 곳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로 현재까지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하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지난 3월 브뤼셀 국제공항과 지하철에서 발생한 자폭 테러로 32명이 숨졌다.
튀니지에서도 지난해 3월과 6월 국립박물관과 유명 휴양지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긴장이 높아진 상태다. 당국은 이들 공항에서 승객과 수하물에 대한 조사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은 감시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통해 누가 승무원이나 비행기에 실리는 수하물에 접촉했는지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EU 밖에서 도착한 여객기에 대해 착륙 후 승객을 내보낸 뒤 의무적으로 보안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추락한 이집트기는 파리를 떠나기 전 드골 공항에 67분 동안 머물렀고 이 시간에 보안 검사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원인이 오리무중인 터라 당국은 이 시점에 발화 장치나 폭탄이 설치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당국은 테러가 아닌 기계적 결함에 대한 단서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각 공항에서 머무르는 동안 이뤄진 일반적인 점검 절차에 대한 자료도 분석하고 있다. 서방 국가의 조사 관계자들은 초기 증거에 따라 비행기가 폭발 장치에 의해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과거 이와 유사하게 범죄 사건처럼 보이던 사례가 결국 안전 문제로 확인된 사고들이 있었다고 이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전했다.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