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CIA국장 “물고문 않겠다”, 트럼프 “어처구니 없다”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0일 향후 대통령이 명령하더라도 다시는 '물고문'과 같은 가혹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하자,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어처구니 없다"며 공격을 퍼부었다. 브레넌 국장은 이날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CIA가 사용했다고들 말하는 이러한 전술이나 기술 등을 실행하는데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며 "CIA는 오래 지속해야 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구체적으로 물고문을 지칭하며 질문하자 브레넌 국장은 "어떤 CIA 직원도 다시는 물고문을 사용하도록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강조했다.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CIA는 9·11 테러 이후 테러 용의자 수사에 '워터보딩'(waterboarding)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물고문을 동원해왔으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월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고문을 금지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앞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테러 용의자에게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물고문과 그보다 더 끔찍한 고문을 다시 허용하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11일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해 "테러리스트들은 (포로들의) 목을 치고, 강철로 만들어진 거대한 우리에 가둬 익사시키고, 물에 빠뜨리고 하는데 우리는 물고문을 할 수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이슬람국가(IS와)에 대처하는데 엄청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들을 이길 수 없다"며 "물고문이든, 다른 것이든 우리가 강력한 전략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서 나는 브레넌 국장의 발언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며 "IS가 미국은 앞으로 물고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앉아서 먹고 떠들면서, 자기들은 50명을 참수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