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주한미군 가치 몰라!"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한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 "주한미군의 가치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캐서린 힉스와 마이클 그린, 헤더 콘리 등 CSIS 연구원 3명은 8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FP)에 공동 기고문을 내고 "주한미군의 가치는 비용을 능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맹인 한국과 일본, 독일의 방어를 위해 불공평하게 미군의 주둔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이를 시정하겠다고 공약해왔다.
이들 연구원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미국의 지도자들은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이 분쟁지역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다"며 미국이 외국에 미군을 전진 배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연구원은 이어 "만일 외국에 미군을 주둔하지 않고 국내에 이를 둔다면 재정적으로나 전략적으로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일본과 한국, 유럽에 나가 있는 11만4천 명의 미군을 주둔할 수 있는 공간을 미국 내에서 찾아야 하고 그 비용을 오로지 미국이 떠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연구원은 "여기에다가 미군이 본토에 있으면서 유사시 외국에 신속하게 전개하려면 추가로 군사장비들을 확충해야 한다"며 "따라서 미군이 외국에 주둔한 현행 구조를 깨려는 것은 전략적으로 순진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맹국이 미군 주둔 비용을 전부 충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군의 주둔은 경제적으로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독일과 맺은 미군 주둔 지위협정도 미국에 유리하다"며 "한국은 연간 9억 달러(한화 1조380억 원 상당), 독일은 3억8천만 달러, 일본은 2억 달러의 주둔 비용을 각각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트럼프식의 접근은 아시아 역내에서 심각한 분쟁 가능성을 야기하고 이는 국제경제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며 이른바 '애치슨 라인'을 그 사례로 거론했다. 1950년 1월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극동방위선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제외했고 이것이 북한의 오판을 불러 한국전쟁의 발발원인이 됐고 그 결과 3만6천516명의 미군이 희생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이들 연구원의 지적이다. 이들 연구원은 "북한이 워싱턴을 핵으로 공격하려는 전쟁게임을 벌이고 '이슬람 국가'가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동맹과 미군의 외국 주둔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