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포격도발때 학생 안전대피시키고 음악으로 치유해줘
(인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 "북한의 포격때도 연평도에 있었고 아이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를 좀 알 수 있어 지금까지 남아 지도하고 있습니다."
제2회 대한민국 스승상을 최근 수상한 인천 연평초교 한상준(42) 교사는 4일 수상 소감에 대해 "별로 내세울게 없다"며 겸손해 했다.
교육부는 한 교사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아이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피란지인 인천에서도 임시수업을 잘 이끈 점을 높이 평가해 상을 수여했다.
한 교사는 학생들이 포격으로 받은 정신적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 관할 옹진군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오케스트라를 창단, 음악 치료를 시도했다.
도움을 준 옹진군 공무원과 주민 등을 초청해 '치유와 평화의 음악회'도 열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부모들에겐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갖게 했다.
한 교사는 학교 야간 도서관을 활성화하고 연강문화재단으로부터 책 1천권을 기증받았다. 옹진군과 도서 관련 문화재단의 도움을 받아 대피소를 독서가 가능한 희망대피소 북카페로 만들었다.
2012년 초에는 스마트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받아 화상수업이 가능한 교육여건을 조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의 메릴랜즈 공립학교와 화상수업을 하기로 합의했다.
화상 수업은 두 학교 학생들이 매주 1회 온라인상에서 문화, 역사적 인물, 고장 등을 사진·영상·파워포인트로 서로 소개하고 소감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교사는 특히 섬 지역 통상 근무기간인 3년을 2년이나 넘겨 연평도에 남아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연평도는 육지에서 2시간 남짓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고 기상이 나쁘면 오도가도 못한다. 문화·체육시설은 고사하고 변변한 상점 하나 없고 주거·교육환경이 열악하기 그지 없는 낙도이다.
한 교사는 "마침 방과후학교 강사로 함께 일하는 아내와 중학생인 아들도 여기가 좋다고 해 더 있는 것"이라며 수상의 영광을 가족에게 돌렸다.
그는 인천교육청의 교실수업개선 대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전국 수업방법·평가자료 공모전에서 1∼2등을 하는 등 교수학습 방안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병문 연평초교 교장은 "한 교사는 낙도 오지에서 근무기간을 넘겨 아이들을 돌보고 호주 학교와 공동 화상수업을 성공시키는 등 능력과 열정, 사명감이 남다른 교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04 15:3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