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충남지역 철새도래지 곳곳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항원 검출이 우려되는 가창오리 폐사체가 발견되고 있다. 발견장소가 계속 북상하고 있어 철새 이동에 따른 AI 확산이 우려된다.
24일 충남도에 따르면 금강하구에서 발견된 가창오리 폐사체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3일에도 지리상 금강하구보다 위쪽에 있는 삽교호 당진권역에서 가창오리떼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철새 이동경로와 일치하는 철새도래지에서 폐사체가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서산 천수만에서 금강하구를 거쳐 내려간 철새들이 동림저수지나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을 난 뒤 다시 북상하면서 금강하구와 삽교호, 천수만을 들를 것이라는 예상이 어느 정도 들어맞고 있다.
실제로 충남도내에서는 지난 21일 서천군 화양면 완포리 금강 유역 일대에서 가창오리 사체 3마리가 처음으로 발견됐고, 22일 오후에는 같은 곳에서 가창오리 2마리의 폐사체가 추가로 떠올랐다.
23일에는 서천 금강하구를 벗어나 당진 삽교호에서 가창오리 폐사체가 발견됐다.
이날 오후 당진시 우강면 부장리 삽교호(배수갑문 하류쪽 1.5㎞ 지점)에서 가창오리 18마리와 청둥오리 2마리 등 철새 20마리가 죽어 있는 것이 발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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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새와의 전쟁
- (서천=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충남 서천 금강하구에서 가창오리 3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된 가운데 지난 23일 서천 축협관계자들이 AI 확산을 막으려고 금강하구둑 주변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방역차량 위로 보이는 까만 점들은 가창오리떼다. youngs@yna.co.kr
사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개체 2마리에 대해 AI 간이 항원검사를 한 결과 다행히 음성으로 나왔다.
하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뢰한 폐사체 20마리에 대한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서산·홍성 인근 천수만에는 가창오리떼가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철새가 어디로 이동할지 몰라 AI 공포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상황이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20∼21일 고창·부안 지역에 눈이 내려 22일 가창오리 7만여마리가 먹이를 찾아 금강하구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22일 오후 6시 기준으로 금강호에 가창오리 17만마리가 월동 중이며 동림저수지에는 12만마리, 영암호에 5만5천마리, 삽교호에 1만9천마리 등 총 36만4천마리의 가창오리가 월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삽교호에서 수거된 가창오리 폐사체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됐을 경우 도내 최대 규모의 가금류 농가가 밀집한 삽교호 권역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도는 폐사체 발견지역 반경 10㎞ 이내에서 당진·아산 50개 농가(50마리 이상 사육)가 닭·오리 230만 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잠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도는 예방적 차원에서 폐사체 발견지역 진입로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민간인의 출입을 차단했다. 광역살포기와 소독차량을 배치해 집중 소독에 나서고 반경 10㎞ 이내 농가를 파악해 이동제한 조처할 계획이다.
도의 한 관계자는 "겨울 철새는 주남저수지와 동림저수지, 금강하구를 오가다가 2월께 시베리아로 넘어갈 때 삽교호와 천수만으로 북상한다"며 "기존에도 폐사체가 나오긴 했는데 이번에는 AI와 관련성 여부 때문에 관심이 높아졌다, 정밀 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4/01/24 09: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