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올 시즌 넥센이 보여줄 만큼 보여줬다고 많은 사람이 얘기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만족하지 않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고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거포로 우뚝 선 박병호(27·넥센 히어로즈)는 개인의 영광을 뒤로 한 채 팀을 대표해 내년 시즌 넥센의 돌풍을 예고했다.
박병호는 5일 연합뉴스 보도전문채널 '뉴스와이'와의 인터뷰에서 "넥센이 할 만큼 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만족하지 않는다"며 "아쉬움이 많이 남기에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전날 열린 2013프로야구 시상식에서 홈런(37개)·타점(117개)·득점(91점)·장타율(0.602) 등 4개 공격 부문 타이틀을 휩쓸고 MVP까지 수상하며 개인적으로 뜻깊게 한 해를 마감했다.
박병호는 "지난해에도 트로피를 많이 받았는데 올해는 가을 야구까지 하게 돼서 더 기분이 좋다"며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고, 큰 자부심을 느끼지만 부담감도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주변에서 쉬라는 얘기도 했었지만 타협하지 않고 전 경기 출장이라는 개인적 목표를 달성해서 영광스럽다"며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가을 야구까지 해서 뜻깊었다"고 한 해를 돌아봤다.
넥센은 2008년 창단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5-8로 져 일찌감치 가을 잔치를 마감했다.
다 져가던 5차전 9회말 2사에서 동점 3점포를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박병호는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을 직접 실천했다는 점에서 짜릿했고, 다 같이 기뻐했다"고 복기했다.
박병호는 끝내 두산 베어스에 무릎을 꿇은 후에는 더그아웃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그는 "겨울에도 많은 땀을 흘려가며 시즌을 준비했었는데 그대로 끝나버리니 아쉬웠고 후회도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박병호는 남의 잔치가 돼버린 이번 포스트시즌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가족과 함께 보냈다.
다른 팀이 경기하는 것을 지켜보던 박병호는 지난날을 아쉬워하면서도 내년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그는 "쉬는 동안 가을 야구를 지켜봤다"며 "포스트시즌뿐만 아니라 시즌 중 매 경
기가 소중하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담담히 풀어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넥센은 만족할 만한 한 해를 보냈다고 하지만 우리는 안타까움과 후회가 더 컸다"며 "내년에는 가을 야구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우승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풀 타임으로 시즌을 치른 박병호는 한동안 더 휴식을 취하다 11월 마지막 주부터 자율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병호는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이 필요한 만큼 장타에 더 집중해서 훈련할 것"이
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