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한식 요리법 담은 '하와이 쿡스-코리안 키친'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하와이는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 미국 이민 1세대 한인들이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지금도 2만 명 이상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고 꽤 많은 한식당이 영업 중이다.
열대의 섬에서 한 세기가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 '하와이식 한식'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했을까?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한인 2세 음식 칼럼니스트 조앤 남궁(64·여) 씨는 하와이의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영문 책 '하와이 쿡스-코리안 키친(The Hawaii Cooks-A Korean Kitchen)'을 이달 현지에서 출간한다.
남궁 씨는 4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하와이의 한국 음식이 한국 본토의 음식과 어떻게 다르게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주고 하와이와 한국의 한식을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쓴 책"이라고 소개했다.
현지 출판사가 하와이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역사적·문화적 맥락에서 소개하는 '하와이 쿡스' 시리즈의 첫 책이기도 한 이 책에는 70여 가지의 하와이식 한식 조리법이 정통 한식의 특징, 하와이 한인 이민사 등과 함께 소개된다.
1900년대 초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건너간 어머니와 유학생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남궁 씨는 자라면서 한 번도 한국어를 배운 적이 없을 정도로 현지화된 세대지만 한식만큼은 친숙하게 접했다. 어린 시절 가족이 하와이에서 최초의 한식당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와이의 한국 음식이 190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그 이후 한국 내의 한식은 많이 진화하고 복잡해졌고 그동안 하와이 한식은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와 다양한 사람의 미각을 반영해 독특한 형태로 변모했죠."
그렇다면 하와이식 한식의 특징은 무엇일까?
"맛이 더 뚜렷합니다. 갈비 같은 것은 아주 달고 어떤 것은 아주 맵죠. 또 불에 구운 음식이 많고 단백질 위주로 짜여 있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 음식은 균형이 잡혀 있고 양념이 덜 강하면서 채소가 중심이 되죠."
남궁 씨는 1970년대에 2009년에 한 차례씩 한국을 방문했는데 이번 책 집필을 위해 지난해 다시 방한했다. 요리 수업도 듣고 전주비빔밥 페스티벌에도 가고 순창에서 고추장 만드는 법도 배웠다.
"하와이에서 살면서 먹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한국의 음식에 비해 하와이에서 접할 수 있는 한식은 제한적이죠."
오랫동안 음식에 관한 글을 써온 남궁 씨는 '푸드 러버의 호놀룰루 가이드'를 비롯한 여러 종의 하와이 요리책을 출간해온 하와이 요리 전문가다.
남궁 씨는 칼루아 포크, 포이, 로미 로미 새먼, 피피카울라 등 하와이 전통 음식 외에도 일본, 중국, 필리핀, 포르투갈 등 19세기 중반부터 몰려온 각국 이민자들로부터 전파된 음식들이 함께 하와이 음식 문화를 형성한다고 말한다.
110년의 전통을 지닌 한국 음식도 그 중 하나다.
"많은 사람이 콩, 마늘, 참깨, 고추의 맛을 좋아합니다. 식당에서 갈비나 김치가 중국식 누들, 일본 초밥, 미국 스테이크와 함께 나오는 것이 드물지 않죠. 한식은 하와이 '로컬 푸드'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와이 내에서 한식의 인기는 더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지만 미국 전역에서는 한식이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다고 남궁 씨는 전한다.
"올해 여러 음식 잡지가 한식에 관한 기사를 썼고 미국과 타인종 요리사들도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즐겨 씁니다. 요즘 미국에서 한국 음식은 그야말로 '핫'하죠."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4 07:2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