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 홀레만 덴츨링엔 시장 "차세대 한인들과 인연 기대"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26살에 어머니를 만나고 나서야 제 남은 반쪽 뿌리를 찾았습니다.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절제할 줄 아는 점이 한국과 제가 닮은 점인 것 같아요."
지난 2일부터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3 세계 한인 차세대대회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마르쿠스 홀레만(41)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덴츨링엔 시장.
덴츨링엔시는 프라이부르크 인근에 자리한 전원도시다.
홀레만 시장은 파독간호사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가 이혼한 탓에 어머니와의 기억도 만남도 없었지만 1998년 직장 문제로 미국으로 떠나게 되자 뒤셀도르프에 사는 어머니를 찾아갔다.
"모르는 사람을 그리워하거나 사랑할 수는 없으니 어머니와 만나기 전까지는 어머니나 한국에 대한 어떤 느낌이나 감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를 만난 순간 제 인생이 바뀌었죠."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한인 마트에서 음식 재료를 사고 한국 음식을 만들어 보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고, 어머니와 이복동생과는 1년에 두세 차례 만나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홀레만 시장은 "2∼3년 전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오려고 했는데 조부모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한국 여행이 무산돼 아쉬웠던 적이 있다"면서 "이번 대회에 초청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가 많이 기뻐하시고 나를 자랑스러워하셨다"고 전했다.
뮌헨에서 태어난 홀레만 시장은 경영학을 전공하고 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환경 관련 NGO에서 활동하면서 시민 참여로 친환경 발전소를 세우는 회사의 창립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다.
환경, 생태계에 많은 관심이 있던 그는 덴츨링엔 근처 도시에서 자란 아내의 권유로 2009년 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8년인 시장 임기의 절반을 지낸 그는 지난 1월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과 함께 한독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한국으로의 문화여행' 행사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 행사를 계기로 독일 남부지역 유학생·한인들의 모임 장소가 덴츨링엔으로 옮겨졌다.
2∼3개월에 한 번씩 50여 명이 모여 학업부터 주택, 직업 선택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나눠왔는데 마땅히 모일 장소가 없던 차에 시장인 그를 찾아와 장소를 제공해 달라고 부탁한 것.
그의 지역에서 열리는 한인 모임인 만큼 홀레만 시장 자신도 가능한 한 자주 참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모임이 일요일에 열리는데도 총영사관 직원이 참석해 한인들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털어놓았다.
내년 엠엔딩겐(Emmendingen) 지역 의회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는 홀레만 시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는 동포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고 내 뿌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차세대 한인 리더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서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4 07:3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