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신경전…회담 목전에 앞두고 대표단 확정 못해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홍제성 기자 = 정부는 오는 12일 서울에서 개최될 남북당국회담에 북측 수석대표로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하지 않을 경우 우리 수석대표의 '급'도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측 대표단 명단 통보 내용에 따라 우리 수석대표가 류길재 통일장관 대신 차관 혹은 그 이하의 인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류 통일장관의 수석대표 확정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당국자 회담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격(格), 그런 격들로부터 신뢰가 싹트지 않겠나"라면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국제 스탠더드가 적용되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쪽에서는 국장 나오는데 우리는 장관 나가라고 하면 (되겠느냐). 그건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은 당국회담 개최를 눈앞에 앞둔 이날 오후까지 대표단의 명단을 교환하지 못했다.
통일부는 "판문점에서 북측 연락관이 (일과를 마치고) 철수함에 따라 오늘 중으로 대표단 명단 교환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측이 이날 명단 교환 계획을 밝히지 않음에 따라 우리 정부도 북측에 회담 대표단 명단을 보내지 않았다.
대표단 명단 교환은 회담 하루 전인 11일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앞서 9일부터 10일 새벽까지 이뤄진 실무접촉에서 대표단을 5명 규모로 합의했다.
그러나 수석대표에 대해 우리측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요구한 데 비해 북측은 "상급 당국자"로만 고집했다.
결국 우리 정부는 '남측 수석대표는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로, 북측은 '북측 단장은 상급 당국자'로 각각 서로 다른 내용이 담긴 발표문을 냈다.
실무접촉 우리측 수석대표를 맡은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통일전선부장 간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북측에) 설명했다"면서 "우리는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가 나갈 것이며 북측도 이에 상응하는 회담대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양건 통전부장의 참석을 기대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0 19:3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