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장교가 신병을 굶기고 잠도 안 재워
[류재복 대기자]
육군 장교가 군에 갓 들어온 병사를 잠도 안 재우고 제대로 먹이지도 않고 일을 시키다가 적발됐다. 피해 병사는 선임병에게 강제추행도 당했는데 육군은 일반병사의 성추행만 공개하고 장교의 가혹행위는 감췄다.육군 8군단 소속 이 모 일병은 군 생활 5개월 만에 허리 디스크와 공황장애, 우울증 증세까지 얻었다.
이 모 일병은 “밤에 좀 많이 힘들어요. 잠을 잘 못 자겠어요”라고 말했다. 험난한 군 생활은 자대배치 일주일 만인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권 모 소령이 본인의 업무를 이 일병에게 모두 떠넘긴 것이다. 며칠씩 잠도 못 자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며 문서 작성을 해야 했고 욕설도 끊이지 않았다.
이 모 일병은 “처음에는 권 소령에게 '밥 먹고 오면 안되냐' 그런 말을 해봤는데 권 소령이 '너 그거 몇시까지 끝내기로 했잖아' 그러면서 계속 일 시키고 그랬어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혹행위는 지난달 초 이 일병의 어머니가 국민 신문고에 신고한 뒤에야 멈췄다. 이에 대해 8군단 감찰 장교는 “밥을 거른 상태에서 업무를 시키고 밤샘 작업을 시키고 본인은 잠을 자거나 했다고 했잖습니까. 그거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을것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런데도 8군단은 권 소령에게 경고조치만 내렸고 이 일병은 휴양소 관리병으로 전출시켰다. 장교를 고발했다는 꼬리표가 붙은 이 일병은 장교들의 질책과 선임병의 미움에 시달렸고 결국 선임병에게 성추행까지 당했다. 육군은 지난 20일 병영 폭력 사례 10건을 공개하면서 이 일병의 성추행 피해 사건을 포함시켰지만 권 소령의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