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병언 곧 소환" 자녀들은 잠적
[류재복 대기자]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다. 유 전회장의 자녀들이 모두 검찰의 소환 통보를 거부하고 잠적한 상황에서 유 전회장에 대한 조사는 무사히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13일 유 전회장에 대해 오는 16일 오전 10시까지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의 정당한 출석요구에 응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며 "유 전회장이 앞서 변호인을 통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해진 시간에 출석할 것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회장에게 직접 연락을 하진 못했지만 여러 통로를 통해 유 전회장에게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유 전회장은 검찰의 소환통보에 대한 답변을 아직 하지 않은 상황이다.
유 전회장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계열사로부터 매달 5600여만원을 챙기는 등 회사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와 계열사들에게 자신의 사진을 비싼 값에 팔아 회사에 피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국세청도 최근 유 전회장에 대한 조사 끝에 100억원대 탈세 혐의로 유 전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검찰은 유 전회장의 자녀들에 대한 조사 없이도 유 전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앞선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를 통해 유 전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을 관리해왔고 자문료 명목으로 돈을 빼돌린 사실 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 전회장의 출석 여부다. 앞서 유 전회장의 자녀들은 모두 검찰의 수사를 피해 잠적했다.장남 대균씨는 전날 검찰의 소환통보에 불응했다. 검찰은 현재 대균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날 대균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자택 등 여러 곳을 방문했으나 아직까지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차남 혁기씨와 장녀 섬나씨는 해외에서 검찰의 소환 통보를 거부하고 연락을 끊었다. 현재 이들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이 발부돼있고 검찰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과 소재 파악을 위한 공조를 진행 중이다.
유 전회장이 자녀들과 마찬가지로 연락을 끊고 잠적한다면 소재파악이나 신병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날 검찰은 유 전회장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성의 금수원에 면담을 위해 방문했으나 금수원을 관리하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의 거부로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