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세월호구조 기회놓친 해경 수사키로
[류재복 대기자]
세월호 침몰사고가 났을 때, 해경이 도착한 즉시 배에 들어갔다면 모두를 구조하는 것도 가능했을 거라고, 검찰이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해경이 선내에 진입할 충분한 기회와 시간이 있었다고 보고, 해경의 잘못된 초기 구조 과정을 조만간 수사하기로 했다.
해경 헬기와 경비정이 사고 해역에 도착한 아침 9시 34분, 세월호는 45도만 기운 상태였다. 아직 물에 잠기지 않은 3, 4, 5층 선실에서 탑승객들은 해경 도착 사실까지 알고 구조를 기다렸다. 해경은 그러나 선장과 선박직 선원만 구조했고 선체 진입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해경이 40분 넘게 배 주변을 맴돌며 물로 뛰어든 승객만 구하는 동안, 단원고 학생 1명은 스마트폰으로 부모에게 마지막 카카오톡을 썼다.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며, “배가 또 기울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검찰이 디지털 법의학 수사기법으로 침몰 상황을 분석한 결과, 이 시각 배는 108도까지 기울었다. 구조자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4층 객실에도 바닷물이 차오르던 시점이다. 한 구조 승객은 “물에 잠긴다. 아. 물 들어 온다. 물 들어와. 물 들어와”라고 말했다.
검찰은 학생이 물이 차오르던 4층 객실 바닥에 기댄 채, 메시지를 쓴 걸로 파악했다. 이 메시지는 세월호에서 발신된 마지막 메시지다. 검찰은 선장이 해경 구명보트에 오르던 시간의 배 기울기는 62도에 불과했다며, 해경의 선내 진입 구조가 충분히 가능했다고 결론지었다.
또, 해경이 도착 즉시 선내에 진입했다면 전원 구조도 가능했을 거라고 추정했다. 검찰은 해경의 초기 구조가 잘못됐다는 여러 증거를 확보했다며 해경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