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JP로 통하면서 세종시 수정안 반대 朴心 얻어세월호로 6.4지방선거 판도출렁, 야대표와 협상잘해야
[류재복 대기자]
이완구 원내대표는 충남 부여·청양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이다.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 사무관을 거쳐 경찰로 전직해 1995년 충남경찰청장을 끝으로 제복을 벗었다. 이후 1996년 15대 총선에 신한국당(현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마해 첫 배지를 달았고, 이후 16대(자민련) 총선, 19대(새누리당) 보선에 당선해 3선을 달성했다. 2006년에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해 도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충청 맹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부여 지역구를 물려받았다는 점에서 포스트 JP로 통하기도 한다.
이 의원은 재경직 행정공무원과 경찰, 국회의원, 도지사를 모두 거쳤다는 점에서 입법과 행정, 지방자치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강점이다.새누리당의 기반은 영남이다. 전국 정당이지만 대구 경북과 부산 경남을 중심으로 하는 영남권 의원들이 당의 주축이다. 영남권 외에서 원내대표가 나온 것은 인천 강화 출신 황우여 원내대표(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이 원내대표는 충청권 인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친박으로 분류된다.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지사직을 던졌는데, 이 결정이 박근혜 당시 의원의 세종시 고수 방침과 궤를 같이하면서 박심을 얻게 됐다.
어쩌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충청권' 꼬리표를 상쇄하는 게 바로 이 '박심'이다. '박심'을 업고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이 의원에 맞서, 몇몇 중진 의원들이 원내대표직에 도전하려고 했으나 친박 세력 분화를 우려해 접었다는 후문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친박 핵심인 전임 최경환 전 원내대표에 비해 당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보궐 선거로 근 10년 만에 원내에 진입한 이후, 각 의원들을 개별 접촉하며 스킨십을 해왔기 때문에 무리없이 당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 전체에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를 가져왔다.
당장 6.4 지방선거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정부의 미흡한 대응과 사고 수습에 새누리당 지지도가 다소 하락했다. 이 원내대표도 이런 초대형 변수가 터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가 없었다면 6.4 지방선거 승리에만 집중하면 됐을텐데, 이제 숙제가 늘었다. 야당의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 요구를 어떻게 넘길 것인지가 바로 그것이다. 당장 황우여 대표가 8일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선수습 후 국정조사". 이 원내대표도 8일 기자간담회에서 "35명의 시신이 아직 수습되지 않았다.
이 마당에 지금 국정조사나 특검을 한다면 유가족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그 후에 야당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에 패할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기자들과 만나 "차기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게다가 야당 카운터파트는 전투력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박영선 의원. 이 원내대표 임기 1년의 성패는 6.4 지방선거와 세월호 수습이 본격화되는 초기 3개월 내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