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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실질소득 제자리…공적지출 크게 늘어(종합)

posted Aug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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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사거리에서 직장인들이 퇴근길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뉴스DB>>

 

          국민연금 4.5%↑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비 5.3%↑

 

                     가계 흑자액 88만4천원…사상최대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소득은 사실상 제자린데 연금과 사회보험 지출만 늘어 국민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불확실성에 지출 증가 폭이 소득 증가 폭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가계의 불황형 흑자는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가 다소나마 회복의 기미를 보이면서 소득과 지출 양쪽에서 일부 개선세가 포착되기도 했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올해 2분기 가계동향을 23일 밝혔다.

◇ 소득, 1분기 이후 다소 반등

2분기 중 월평균 소득은 404만1천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 이는 1분기의 1.7%보다 개선된 수준이지만 지난해 4분기의 5.4%보다 낮은 수준이다.

경기가 1분기에 바닥을 찍고 2분기에 미약하게나마 반등을 시도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1.3%로 1분기의 0.3%보다 다소 좋아졌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명목소득을 항목별로 보면 근로소득이 3.4% 증가해 경상소득 3.0% 증가를 견인했다. 사업소득은 1.1% 늘어나는데 그쳤고 재산소득은 4.1% 줄었다.

재산소득은 저금리에 따라 이자소득이 감소(-18.4%)한 데 따른 영향이다.

공적연금수령액이 늘어나면서 이전소득은 5.2% 늘어났다.

경조소득이나 퇴직금, 유산, 장학금 등 비경상소득은 10.7% 감소했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 <<연합뉴스DB>>

 

 

◇ 지출 부진 속 비소비지출만 '껑충'

지출 부진은 이어지는 가운데 연금과 사회보험 등 지출만 큰 폭으로 늘었다.

지출 부문에서는 미묘하나마 반등 기미가 포착됐다.

2분기 명목소비지출은 240만3천원을 기록 0.7%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의 -1.0% 대비 증가세로 반전한 것이지만 지난해 4분기의 1.4%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물가가 반영된 실질소비지출은 0.4% 줄어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명목소비지출을 항목별로 분석해보면 에어컨과 제습기 등 가전수요 증가로 가정용품·가사서비스지출이 9.1%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비가 6.5% 늘었고, 캠핑 및 운동 관련 지출이 20.0% 늘어나면서 오락·문화지출도 3.2% 증가했다.

식료품비(1.8→1.1%), 외식비(6.2→0.4%) 등은 증가율이 낮아졌고 의료비(보건지출 -0.8), 교육비(정규교육 -20.2%), 통신비(-1.4%) 등 고정비 성격의 가계지출은 감소했다.

금연 장소가 확대되면서 주류·담배 지출은 1.4% 감소했다.

이에 반해 비소비지출은 가구당 월평균 75만3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나 늘었다.

국민연금기여금이 11만4천원으로 4.5%,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장지출이 5.3% 늘어난 데다 자동차세나 경상소득세 등 경상조세도 11만3천원으로 1.6% 증가했다.

◇불황형 흑자 또 '사상최대'

지출이 소득 증가율을 따르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는 또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28만7천원으로 2.1% 증가한 가운데, 가계 흑자액은 88만4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1% 늘어나 2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이고 흑자액은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한 수치다.

처분가능소득 중 흑자액이 차지하는 흑자율도 26.9%로 전국단위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적자가구 비중도 22.1%로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였다.

저소득·중산층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분배지표는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소득수준 하위 20%인 1분위의 소득증가율은 1.2%였지만 2분위가 3.3%로 가장 높았고 3분위도 2.7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4분위는 2.3%, 5분위는 2.4%였다.

3분위와 5분위 등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가계지출이 증가한 가운데 2분위는 유독 0.8% 감소했다.

이런 영향으로 1~3분위의 저소득·중산층 가구의 적자가구 비중이 줄었다.

분배 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로 2003년 이후 가장 개선된 4.68배를 기록했다.

통계청 박경애 복지통계과장은 "실질소비지출 감소세가 약간이나마 호전되는 방향"이라면서 "앞으로는 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가계소득이 저성장 흐름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소득 5분위 배율이 2003년 이후 최저치를 보이는 등 소득 분배도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spee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3 14: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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