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공소장 변경 요구할 전망…내달 13일 선고 안 해
'의혹 인물' 김원홍 국내송환 미지수…'김원홍 심부름꾼' 김준홍씨 진술 청취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김계연 기자 = 수백억원대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최태원(53) SK그룹 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재개된다.
23일 법원과 재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는 오는 27일 오후 2시 312호 법정에서 재판을 속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초 다음달 13일로 예정됐던 최 회장의 선고는 미뤄지게 됐다.
재판부는 변론을 더 진행한 뒤 선고 기일을 잡을 전망이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29일 최 전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등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최 회장에게 1심보다 2년 늘어난 징역 6년을, 최재원 부회장에게는 1심 때와 같은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또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와 장모 SK 전무에게는 징역 4년과 징역 3년씩을 구형했다.
서울고법은 "변론 재개 이유는 검사에게 공소장 변경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법원은 27일 변론을 열어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에 대해 재판부가 추가 신문을 진행하고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을 들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재판부는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검찰과 변호인 측에 추가 입증자료 제출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최 회장의 재판에서 변호인들은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최 회장 등의 의사 결정 과정에 사실상 깊숙이 개입했다면서 '사건의 중심인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김준홍 씨는 김원홍 씨의 '심부름꾼'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SK그룹 계열사 돈이 김원홍씨에게 송금되는 과정에서 실무를 맡았다.
앞서 김준홍 씨는 지난 9일 재판부로부터 보석이 허가돼 구치소에서 일단 풀려났다.
그러나 현재 김원홍 씨는 지난달 말 대만에서 머물다 현지 경찰에 체포돼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언제 국내 송환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우선 사건의 얼개를 잘 아는 김준홍 씨를 상대로 새로운 의혹과 검찰 수사에서 미진한 의문점 등을 파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 회장의 공소사실 중에서 김원홍 씨와 관련한 내용을 감안해 공소장 내용을 조정할 필요성은 없는지 확인할 전망이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측의 의견 및 김준홍 전 대표의 진술 등을 토대로 검토한 뒤 향후 재판 기일을 몇 차례나 더 잡아 속행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3 18: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