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itaka는 '三藏' 범주에 가둔 것" 우리말식 변경 움직임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인 고려대장경(Tripitaka Koreana)의 영문 표기를 우리말 발음대로 바꾸자는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고려대장경'(Goryeo Daejanggyeong)과 '팔만대장경'(Palman Daejanggyeong)이 팽팽히 겨루고 있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이슈토론방에 대장경의 영어 표기 'Tripitaka(삼장·三藏)'를 우리말 발음대로 고치자는 이슈청원방을 개설하고 서명 운동을 펼친 결과 지난달 14일부터 31일까지 908명이 참여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가운데 277이 적극적인 의견을 표명한 가운데 고려대장경으로 하자는 사람이 116명(42%)으로 팔만대장경 107명(39%)보다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고려팔만대장경(Goryeo Palman Daejanggyeong)으로 하자는 사람도 54명(19%)으로 나타났다.
닉네임 '마구발방'은 "고려에서 나온 Korea가 이미 공식 국가명으로 통용되므로 Goryeo보다는 Corea가 좋아요"라고 말했다.
'겨울나그네'는 "팔만대장경은 그 숫자로 인해 어마어마한 규모를 짐작게 할 수 있어 팔만대장경이 좋을 듯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성규'는 "이왕 바꾸는 거 어느 쪽으로도 의미 부여가 가능하고 전 국민의 이해가 가능한 고려 팔만대장경으로 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축전 조직위, 경남도, 해인사 등은 한글 표기에 찬성하는 의견이 일정 수 이상으로 나오면 문화재청을 통해 유네스코에 정식으로 표기 변경을 신청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장경 영문 표기 변경 움직임은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축전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세계적 석학 로버트 버스웰 UCLA 교수가 "대장경을 인도 삼장(Tripitaka)의 범주에 가둔 듯한 영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고려대장경에 위해를 가하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전 세계 자연, 유물, 기록 등 문화유산 명칭도 고려대장경과 달리 현지 발음 표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02 08:0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