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KT[030200]가 전략물자로 수출허가 대상인 인공위성 2기를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헐값에 매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민주당) 의원은 KT가 2010~2011년 무궁화위성 2호와 3호를 투자금액의 1% 수준인 45억원에 홍콩의 위성 서비스 전문기업 ABS에 매각해 자산을 낭비했다고 30일 주장했다.
특히 3천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무궁화 위성 3호는 매각 가격이 5억3천만원으
로 확인됐다. 2호 역시 1천500억원을 투자해 개발했으나 매각 가격은 40억4천만원에 불과하다.
유 의원은 "무궁화위성 3호는 1호와 2호를 합한 것보다 성능이 뛰어나면서 제작 시기는 몇년 늦는데도 2호 가격의 8분의 1 가격에 매각했다"며 "고철값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위성을 사들인 ABS사는 2호와 3호를 폐기하지 않고 2호는 이동통신·위성통신용으로, 무궁화 3호는 이동통신·인터넷용으로 활용 중이다.
아울러 KT가 매각 과정에서 수출허가를 취득하지 않는 등 대외무역법과 전기통신사업법, 우주개발진흥법 등 관련법을 지키지 않았다고 유 의원측은 주장했다.
인공위성은 대외무역법상 전략물자 수출허가 대상이어서 매각 시 산자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중요한 전기통신설비를 매각할 경우 미래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게 유 의원의 설명이다. 또 우주개발진흥법은 우주물체의 소유권이 변경되면 이를 미래부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미래부측은 이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매각 금액이 50억원 이하면 장관의 인가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신고는 해야 한다"며 "KT가 매각 신고와 소유권 변경 신고 모두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국가적 자산인 위성을 아파트 한 채값도 안 되는 가격에 매각한 것은 분명한 국부유출로 KT는 국가에 엄청난 손실을 입힌 것"이라며 "헐값 매각을 통한 비공식 커미션 수수 등 사익편취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KT는 그러나 위성가격 외에 별도로 200억원을 받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KT측은 "기술지원과 관제비용 등으로 별도로 200억원 이상을 받도록 계약을 체결해 위성 가격만 놓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전략물자로 수출허가 대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폐기된 시설로 신고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