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신인 데뷔 프로그램 '윈' 우승한 A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아직 우승의 실감이 나지 않아요. 바로 다음 배틀을 준비해야 할 것 같거든요."
지난 25일 밤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데뷔 프로그램 '후 이즈 넥스트:윈(WHO IS NEXT:WIN)'에서 이들은 경쟁자 B팀을 제치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그램이 전파를 탄 지난 2개월 동안 이들에게 붙은 'A팀'이라는 다소 무성의해 보이는 이름은 어느덧 '위너(WINNER)'라는 어엿한 정식 그룹명으로 바뀌었다.
빅뱅·투애니원 등을 거느린 국내 대형 가요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가 8년 만에 야심 차게 내놓을 새 남자그룹이기에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
지난 29일 중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에서 위너(강승윤·이승훈·송민호·김진우·남태현)를 만났다.
"파이널 배틀에서 그리 잘하지 못했어요. 연습한 만큼 보여준다고 해도 무대에 서면 늘 아쉬움이 남죠.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고, 부족한 것 같기도 하거든요." (강승윤)
피로가 가시지 않은 듯한 얼굴, 거북이등처럼 갈라져 부르튼 손은 그동안 이들이 겪은 험난한 여정을 짐작게 했다. 결승전이 끝난 뒤 찾아온 달콤한 주말에마저 연습실에 나와 여느 때처럼 춤과 노래를 연습했단다.
강승윤은 "무대에서 완벽하게 100% 만족할 수는 없다"며 "그러한 생각에 더욱 연습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평균 연령이 이들보다 어린 경쟁 B팀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 우승한 쪽만 데뷔하는 이 프로그램은 많은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들에게 이 같은 포맷은 다소 야속하게 느껴졌을 터.
그러나 위너는 "언제 데뷔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 속에서 그래도 일단 데뷔가 가까워진 것이 아니냐"며 "잔인한 프로그램 같기는 했지만, 데뷔의 설렘이 더 컸다"고 되돌아봤다.
멤버 가운데 강승윤과 이승훈은 각각 '슈퍼스타 K2'와 'K팝스타'에서 이미 오디션 경연을 치른 적이 있다. 오디션 당시와 이번 '윈'은 어떻게 달랐을까.
"'슈퍼스타 K2' 때는 저 하나만 신경 쓰면 됐어요. 일단 제가 이겨야 했고, 안 되면 저만 떨어지는 것이였죠. 그러나 '윈'은 5명이 한꺼번에 붙거나 지는 문제였기 때문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강승윤)
아마추어에서 프로의 세계에 진입하는 '과정'인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해 데뷔 자체를 전리품으로 내건 '윈'은 당연히 그 절박함도 더 컸다.
이승훈은 "'이번에도 안 되면 과연 데뷔할 수는 있을까'라는 생각에 준비를 많이 했다.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준비하면서도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강승윤은 지난 7월 강렬한 록 장르의 '와일드 앤드 영(WILD AND YOUNG)'으로 솔로 데뷔를 먼저 했다. 위너가 선보인 힙합 스타일과 그의 록 음악이 어떻게 어우러질지 궁금하다.
그는 "내가 원래 가진 색깔과 YG 본연의 색깔이 합쳐지면 신선한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다른 장르의 음악을 통해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윈'의 두 팀은 지난 28일 경연에서 선보인 '고 업(Go Up)'·'클라이맥스(Climax)' 등 4곡을 디지털 앨범으로 깜짝 발표, 전 세계 5개국 아이튠즈 차트에서 정상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도 상위권에 안착했다.
아직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이들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송민호는 "데뷔의 꿈은 이루게 됐지만 정식 데뷔 무대를 서 봐야 확실히 와 닿을 것 같다"며 "위너라는 이름은 얻었지만 아직은 연습을 하는 단계"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위너는 선배 그룹 빅뱅이 다음 달 일본에서 시작하는 6대 돔 투어에 오프닝 게스트로 참가해 열도 팬들도 공략한다. 멤버 가운데 송민호는 6대 돔 무대를 통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본 땅을 밟는다.
"정식 데뷔 전인데도 큰 무대에 서는 기회를 주신 데 대해 감사드려요. 저희 선배님들(빅뱅)이 먼저 많은 것을 쌓아놓으셨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한 마음으로 폐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무대를 꾸미겠습니다." (송민호)
"연습생의 초심을 잃지 않고 데뷔 후에도 더 노력해서 YG 소속 선배님들 못지않은 좋은 가수가 되겠습니다." (남태현)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31 06: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