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기자/스포츠닷컴]
“야당, 어디로 가야 하는가”
2014. 8. 5 (화) 오후 2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비례대표제포럼이 주최한 “야당,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관한 긴급토론회가 한림대 국제대학원 최태욱 교수의 사회로 많은 관심자들이 모여 열띤 분위기 속에 오후 늦게 까지 열기가 계속 이어졌다.
첫발제자인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어제의 한국 야당’에 관한 주제발표를 했다.
7. 30 재보선에서 야당은 질 수 없는 선거 판세에서 국민들에게 응징을 당했다.
옛 민주당시절부터 민주당을 배회하는 하나의 유령이 있다.
진보표만 갖고는 이길 수 없으니 중도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일리 있게 들리는 말 같지만 역사적 경험도 현실도 그렇지 않다고 가르쳐준다.
이번 재보선의 결과가 그걸 깨우쳐주고 있다.
18대 총선의 응징투표도 대통령 뽑아줘, 김대중 정권시절 한나라당이 지배하는 의회독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기에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단독 과반수 만들어 줬고, 거기에 덤으로 민주노동당 10석 까지 보태주는 등 일반 시민들은 한번 제대로 바꿔보라고 모든 권력을 만들어 줬다.
제국주의 침략과 분단과 전쟁과 학살과 독재로 이어져 온 한국 현대사에서 이런 정치지형은 어쩌면 수십 년 안에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였다.
그런 17대 국회가 이른바 개혁입법이라고 한 것은 사학법 고치는 것 딱 하나, 그나마 박근혜가 거리투쟁 하며 버텨 다시 물러준 게 유일한 것이었다.
다시 야투가 필요하다.
야당의 탈을 쓰고 유신정권 같은 독재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니 야당내에 새로운 움직임이 태동했다.
줄여서 ‘야투’ 정식 명칭으로는 ‘야당성회복투쟁동지회’였다.
야당이 재 역활을 다하기 위해선 싸워야 한다.
싸움에는 힘도 필요하고, 기술도 필요하고, 숫자도 필요하지만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은 이겨야겠다는 절박함이다.
야당성과 호남정치의 복원을 위하여 관심을 갖어야 한다.
야당성 회복은 민주주의 계승의 역사성, 민주주의를 위해 절실하게 싸우는 실천성,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의 꿈을 담아내는 진보성의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
당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는 호남정치의 복원이다.
천정배가 광주를 택한 것은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천정배는 호남정치의 복원을 자신의 과제로 삼았고 그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되었다.
한국의 야당사에서 아니 한국의 현대사에서 호남은 단순히 하나의 지역이 아니다.
광주의 정신, 아무것도 안하면 반드시 진다는 DJ정신을 계승할 사람이 누가 있는가?
삼국지에서 유비가 조조에게 패하여 먼 친척인 유표에게 얹혀 지낼 때의 일이다.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놀고먹던 유비가 어느날 뒷간에 가서 보니 허벅지에 몰라보게 살이쪘다.
늘 전쟁터에서 말을 타고 다니느라 허벅지에 살이 찔 겨를이 없었는데, 편안하게 세월을 죽이다 보니 허벅지에 살이 오른 것이다.
유비의 탄식을 ‘비육지탄’이라 한다.
싸움의 근육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탄식이다.
이 뼈아픈 자각을 하고 나니 유비의 눈이 비로소 천리마를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유비가 천리마를 얻은 곳의 땅이름이 하필이면 ‘신야‘이다.
지금 자기 등에 말안장 얹어주길 바라는 시민, 제대로 된 정치인에게 기꺼이 자기 등을 허락할 시민은 한국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많다.
10년 전을 돌아보라.
역사의 기회는 생각 보다 자주 온다.
싸움의 의지를 다지고 싸움의 근육을 회복할지어다.
‘신야‘를 달리는 천리마의 울음소리가 듣고 싶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울과학기술대 고원 교수는 ‘혁신적인 신노선 리더쉽의 재편과 정당혁신의 방향‘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발돋음하기 위해 보수패권을 대체할 대안인 헤게모니의 등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갖다.
신노선은 인본의 가치를 철학적 기반으로 삼는다.
한국사회의 국가적 위기는 인간적 가치를 외면 . 배제하고 사람을 극단적으로 상품화 . 도구화하는 성장체제에서 비롯되었다.
신노선은 인본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론으로서 민본을 추구한다.
철저히 시민이 참여하여 시민의 뜻에 따라 통치하고 결정하도록 하는 시민의 정치의 이념으로 계승된다.
세력적 접근보다는 의제중심적 접근을 통해 친노-비노-486의 구도를 파괴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합리적일 것이다.
세력 간 대결이나 인적 청산 방식보다는 당 혁신의제를 중심에 놓고 이에 동의하는 세력 . 인물의 구도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이를 시민적 정치운동으로 뒷받침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혁신적 리더십이 형성될 수 있게 한다.
세 번째 발의자로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전 의원은 “당당하게 ’유능한 진보정당‘의 길을 가자”를 외쳤다.
7월 31일 광화문 광장,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야당은 절망을 안겨주었다.
그들을 위해 야당은 무엇을 했는가?
국정원,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조작 불법행위에 대하여 과연 야당은 어떻게 대응했는가!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를 위해 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기초노령연금제도가 휴지조각처럼 구겨지면서 국민연금과 연동하면서 직장인에게는 경제적 손해를, 가장 어려운 기초생활수급 어르신들에게는 ‘줬다 다시 뺏는’ 기만을 행할 때, 쌀시장 개방으로 농민들이 자식 같은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을 때 야당은 무엇을 했는가!
불합리하고 무원칙적인 공천으로 당의 후보와 지지자들이 절규하며 당을 떠날 때, 야당은 무엇을 했는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국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졌다고 한다.
아니다.
우리는 질 수 밖에 없는 선거를 졌다.
이번 선거 패배는 후보들 개인의 패배가 아니라 명백히 당의 패배이다.
국민이 야당을 버린 것이다.
선거패배가 야당의 몰락으로 끝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더 이상 야당에게는 실패할 여유가 없다.
국민을 위한 진보정권의 창출을 위해선 한국사회의 변화를 갈망하는 대다수 중산층과 서민을 우군으로 삼아 당당한 진보정당의 깃발을 들고 나아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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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기자 gu03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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