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만 기자]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국민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음주운전을 차단하는 시동잠금장치 의무 부착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이 제출되어 음주운전을 원천적으로 차단·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1월, 27세 청년 대만 유학생은 서울의 한 횡단보도에서 초록불을 보고 걸음을 내디뎠으나 제한속도 50km/h를 훌쩍 넘는 속도(80.4km/h)로 주행하던 차량에 치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가해자는 당시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상태였고 지난 2012년과 2017년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각각 벌금 300만원과 100만원을 낸 상습 음주운전자로 밝혀졌다.
대만에서 급히 한국으로 입국한 부모는 “이기적인 음주운전자가 딸 생명과 우리의 희망을 앗아갔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는 가슴아픈 사연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이와 같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비극적인 사고는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2020년) 평균 음주운전 재범률은 약 44%, 2020년은 45%로 늘어 상습적인 음주운전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첫 번째 음주운전 후 2, 3, 4번째 위반하는 주기도 평균 536일, 420일, 129일로 점점 짧아지고 있다. 즉, 음주운전을 습관처럼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일명 ‘윤창호법’제정 이후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강하게 일어나고 당시 강력한 처벌 수위로 예방효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습 음주운전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오히려 그 비율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강력한 예방 수단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 법제사법위원회)은 지난 20일, 음주운전 초·재범의 경우에도 필요할 때 법원의 판단으로 시동잠금장치 부착 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상습 음주운전자(3회 이상), 위험물 수송차량, 여객차량 등에 시동잠금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음주운전을 처음 하였더라도 필요한 경우 법원의 판단 하에 시동잠금장치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여 재발을 방지할 수 있고, 상습 음주운전자(3회 이상), 위험물 수송차량, 여객 운송(공공버스, 택시, 어린이 통학버스 등) 등 사업용 차량에 의무적으로 시동잠금장치를 부착하도록 함으로써 음주운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도로에서 비극적인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시동잠금장치를 부정하게 사용했을 경우에 형벌과 과태료를 부과하는데, 시동잠금장치가 설치된 자동차를 운전해야 하는 사람이 이를 위반하여 그 기간 중에 음주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시동잠금장치가 설치된 자동차 등을 운전해야 하는 사람이 이를 위반하여 설치되지 않는 자동차 등을 운전한 경우에는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소병철 의원은 “음주운전을 원천적으로 차단·예방하기 위해서는 상습음주운전자(3회이상)뿐만 아니라 초·재범에도 법원의 판단으로 시동잠금장치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고 위험물 수송차량, 여객 운송차량 등에 의무 부착하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방안이다.”고 밝히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비극적인 인명사고와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