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 기자]
경영상 이유 등으로 정리해고된 노동자가 원래 자신의 업무로 우선재고용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마련됐다.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해고가 늘고 고용감소가 두드러지는 등 여성, 청년 취약계층의 고용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극복 이후 고용이 늘어날 때를 대비,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의 우선재고용권 행사가 강화될 전망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인 윤미향 국회의원은 15일 해고자 우선재고용 행사방안과 이행강제방안 등을 담은 「근로기준법」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정리해고 시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간 우선재고용 기준 협의 의무, ▲ 「근로기준법」제6조에 따른 차별금지사유 명시, ▲ 일정규모 이상 정리해고 시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우선재고용 기준.절차 등 신고 의무화, ▲사용자의 우선재고용권 존재 및 행사 통지 의무 등이다.
특히, 현행법이 정하는 우선재고용 대상 업무를 해고 이전 담당업무에서 확대해, 해고된 노동자가 새로 직업자격을 취득한 경우, 그 자격에 적합한 공석의 직종과 업무까지 포괄하도록 했다.
이는 “경제적.기술적.구조적 또는 유사한 성격의 이유로 고용이 종료된 근로자들이 고용종료의 시점으로부터 정해진 기간 안에 재고용 희망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사용자가 유사한 직업자격(comparable qualifications)을 가진 근로자들을 다시 채용하려고 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들에게는 우선재고용권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ILO 제166호 권고를 담은 것이다.
이번 개정은 우선재고용 의무를 위반한 사용자에 대하여 의무 발생시부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해 우선재고용권 행사 가능성을 높인 대법원 판결(2020.11.26.)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우선재고용권을 구체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근로기준법」상 우선재고용은 IMF 등으로 대규모 정리해고가 진행되면서 1998년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규정과 함께 만들어졌다. 하지만 사용자에 대한 강제방안이 없어 2007년 의무규정으로 바뀌었지만, 정리해고된 노동자가 우선재고용권을 행사하기 위한 필요 사항 및 사용자에 대한 제재 등은 없어 실제로 노동자들이 우선재고용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이번 개정안으로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의 우선재고용권이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등 경영상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극복 이후 해당 업체가 신규채용할 시, 기존 업무로 복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윤미향 의원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정리해고 등 고용위기가 커진 상황에서 그 부담이 여성과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에 집중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종식으로 일상이 회복될 시 다시 재고용수요가 생길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우선재고용권을 구체화하고 강화하는 「근로기준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은 우선재고용권 구체화는 물론 ILO 166호 권고까지 담아 노동존중사회를 향한 또하나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해고된 노동자에게는 일상회복의 기회를, 사용자에게는 안정적 경영을 위한 이번 개정안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