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권칠성)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 이사장이 자신의 관사 이전에 반대했던 임직원에 대해 규정에 어긋난 인사 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충청지역본부 보증금을 활용한 관사 이전 문제와 2000만원 상당의 국고 손실을 우려한 소신 발언이 '보복 인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소진공 등에 따르면 소진공은 지난달 A씨 등 4명의 인사 발령을 냈다. 이들은 올해 초 국무조정실의 감사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임직원들로 상기한 내용의 소신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A씨는 공단본부 운영지원실로 발령 난 지 10개월 만인 지난 2월 대전충청지역본부로 옮겼다. 또 그로부터 6개월 후인 지난달 대구경북지역본부로 이동했다. B씨는 지난 2월 대전충청지역본부에서 본부 운영지원실로 이동했고 지난달 본부 협업지원실로 재차 옮겼다. 뿐만 아니라 C씨와 D씨는 지난달 대전에서 연고지가 없는 각각 제천과 서울로 발령났다.
이 같은 인사는 현행 규정에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진공 인사규정에 따르면,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위해 전보된 날부터 만 1년이 경과하지 않은 직원은 전보 대상에서 배제한다고 명시돼있다(28조 1항). 동조 3항은 특수한 경우는 예외로 할 수 있고 세부사항은 세칙으로 정한다고 했으나, 이 같은 세부사항을 규정한 세칙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상담지도직 B씨를 공단본부로 전보한 점도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있다. 같은 규정 4조에 따르면 소진공 직군은 공단본부에서 기획, 조사, 연구 등 일반 사무를 수행하는 일반직과 지역본부 등에서 상담, 지도 업무를 하는 상담지도직으로 분류되는데 상담지도직을 공단본부로 이동시키려면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에 김 이사장이 최고 인사권자로서 자신의 의사에 반한 이들에 대한 부적절한 인사를 벌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소진공 측은 "인사권자인 기관장이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인사를 한 것"이라며 "일반 직원들은 원칙을 지켜서 인사를 하지만 관리자들은 상황에 따른 최적화된 인사를 융통성 있게 낸다"고 해명했다. 상담지도직의 일반직 발령에 대해선 "인사팀이 사전 통보했는데 싫다는 의사 표현을 하지 않았다"며 "일반직으로 와서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간주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의 관사 이전 업무를 지시받은 실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E씨가 대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씨는 이사장 관사 이전을 위한 서류 작성 등을 담당했던 실무자로 해당 업무에 대한 부당함을 유가족에 수차례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가족에 따르면 E씨는 지난해 초 "이사장이 온 지 얼마 안됐는데 관사를 이전하려고 한다"며 "이사비용도 들어가는데 이해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회사 발전은 없을 것"이라며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고 유가족은 밝혔다.
E씨는 올해 초 이사장 관사 이전 건에 대한 국무조정실 감사에서도 유사한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소신 발언을 한 소진공 임직원 5명 중 E씨를 제외한 4명은 사실상 보복성 인사 조치에 취해졌다.
이에 권 의원은 "최근 논란이 불거진 관사 이전 문제에 반대 의견을 낸 직원들에 '보복 인사'를 단행하는 등 김 이사장의 기관 운영이 적폐 수준에 치닫고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밀한 감사를 진행하는 한편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최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