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퍼드<호주>=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사력을 다해 고비를 넘긴 FC서울이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은 16일 호주 고스퍼드에서 열린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원정 5차전에서 자신감을 회복했다.
F조 꼴찌를 달리다가 센트럴코스트를 꺾어 조 선두로 뛰어오르면서 조별리그 마지막 6차전을 남겨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으로서 체면을 구기다가 초반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센트럴코스트와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에 상대 자책골로 얻은 승리라서 성과가 겉으로는 크게 빛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 구단은 호주 원정의 어려움과 경기의 실질적 내용을 따질 때 매우 고무적이고 실질적인 소득을 올린 것으로 여겼다.
호주 클럽과 같은 조에 편성된 구단들은 장거리 원정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결전지까지 12시간여를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피로 누적, 컨디션 저하가 나쁜 경기 결과로 직결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센트럴코스트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경기에서 안방의 강호로 군림했다.
특별한 홈 전략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가 지친 덕분에 베이징 궈안,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꺾어냈다.
서울은 센트럴코스트에 첫 안방 패배를 안겼을 뿐만 아니라 경기를 지배하며 공포감까지 심어줬다.
공격수 하파엘, 윤일록, 에스쿠데로, 고요한, 좌우 풀백 김치우, 차두리 등이 파상공세를 펼쳤다.
슈팅이 골대를 맞히는 불운, 상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 등으로 득점하지는 못했으나 득점기회 창출, 득점원 다변화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올 시즌 서울은 데얀, 몰리나 등 공격포인트를 양산하던 선수들이 빠지면서 십시일반으로 득점력을 높이는 게 핵심 과제였다.
단순히 보면 그 과제가 쉽게 풀리지 않아 현재 K리그 클래식 11위를 달리는 등 초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골을 넣지 못하도록 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짓눌리다가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고 호주 원정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책골을 얻지 못해 비겼더라도 끝까지 공세를 멈추지 않은 선수들을 칭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조한 득점에 점점 떨어지는 자신감, 증폭되는 조바심 등 악순환 고리를 끊으려는 선수들의 질긴 시도를 호평하는 말이었다.
물론 최 감독은 "경기 내용이 좋더라도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경기"라며 경기 내용에 비해 초라한 득점을 여전히 무겁게 여겼다.
서울 선수단은 이번 호주 원정에서 승점 3을 뽑아냈다는 사실이 '보이지 않는 힘'을 털어낼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의 주장 김진규는 "우리는 골 결정력 문제를 이제 크게 신경 안 쓴다"며 "슈팅을 자주 하면 결국 들어가고 자신감은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최용수 감독은 "우리는 '한 방'만 터지면 쭉 치고 올라갈 저력이 있다"고 장담했다.
서울은 최근 절대강자로 불리는 포항 스틸러스와의 20일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대결, 챔피언스리그 16강 출전권을 두고 경쟁하는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23일 F조 최종전에서 회복한 자신감을 시험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7 06: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