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여자프로농구에서 최초로 여성 사령탑에 올랐던 이옥자(62) 전 구리 KDB생명 감독이 일본여자농구(WJBL)에서 다시 감독을 맡았다.
이옥자 감독은 일본 아이신 지휘봉을 잡고 9년 만에 WJBL 사령탑에 복귀하게 됐다.
이 감독은 2001년부터 3년간 WJBL 후지쓰 사령탑을 맡아 WJBL 1부리그 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고 이후 샹송화장품으로 자리를 옮겨 2005년까지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우리나라 국가대표 코치로 출전한 이 감독은 이후 태릉선수촌 지도위원으로 일했고 2012년 4월 KDB생명 감독에 선임됐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모두 여자 성인농구 여성 감독 1호를 장식한 이 감독은 현역 시절에는 숭의여고와 상업은행에서 선수로 뛰었고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1970년대 한국 여자농구의 스타플레이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 이 감독의 남편 정주현(79) 씨는 아이신의 기술고문을 맡아 사실상 부부가 함께 팀을 이끌게 됐다.
이 감독과 정 고문은 2005년까지 샹송화장품에서도 감독과 기술고문으로 호흡을 맞춰 팀을 일본 최강으로 조련해낸 경험이 있다.
이번에 이 감독과 정 고문이 지휘하게 된 아이신은 2013-2014시즌 9승24패로 12개 팀 가운데 9위에 머문 하위권 팀이다.
2012-2013시즌 KDB생명에서 13승22패로 부진한 성적에 그쳤던 이 감독은 "현장을 오래 떠나 있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변명밖에 더 되겠느냐"고 국내에서 보낸 시즌이 실패로 돌아간 사실을 솔직히 시인했다.
이 감독은 "이번에 신인으로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에블린이 보강되는 등 팀 전력도 좋아졌기 때문에 일본에서 지도자로서 반드시 명예 회복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나라에서 남녀 국가대표 감독을 모두 지낸 '명장' 정주현 고문은 "한국 여자농구가 예전에는 일본을 압도했지만 요즘 밀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저변에서 워낙 큰 차이가 나고 있어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 우려되지만 후배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 감독과 정 고문은 이번 주말 일본으로 출국해 21일부터 본격적으로 팀 훈련을 지휘할 예정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6 08: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