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홍명보(44)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아스널)의 발탁 가능성에 대해 "내년 1월 이적시장까지 지켜본 뒤에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위스(15일·서울월드컵경기장), 러시아(19일·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평가전에 나설 선수 23명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감독과 함께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 신화를 썼던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이번에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최근 그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의 위건으로 긴급 임대 이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당시 박주영의 위건 임대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던 홍 감독이 이번에도 내년 이적시장을 언급한 것은 현 '원톱 부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박주영의 실전감각 회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개인적인 역량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지금 그가 대표팀에 들어와서 잘못됐을 경우 (서로에게) 부담이 될수 있다"면서 "내년 1월 이적시장까지 지켜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만약 박주영이 아스널에서 출전시간을 꾸준히 늘리지 못한 상태에서 다가오는 이적시장에서도 팀을 옮기지 않는다면 대표팀 재승선 가능성이 희박해질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3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한 김신욱(울산 현대)에 대해서는 "어떤 선수보다 팀의 중요한 무기로 쓸 수 있는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 감독 부임 직후 부름을 받았던 김신욱은 8월 페루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바 있다.
홍 감독은 "김신욱이 현재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이번에 부르지 않으면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부상으로 제외된 구자철의 빈자리는 김보경(카디프시티)과 새로 합류한 남태희(레퀴야)가 메울 것이라고 했다.
홍 감독은 "김보경은 양 측면은 물론 중앙을 볼 수 있고 남태희 역시 소속팀에서 꾸준히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한다"면서 "두 선수 모두 2선 공격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근호(상주 상무)와 김신욱이 전방에 있는 만큼 지동원(선덜랜드)에게는 측면 역할을 맡기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
-- 김신욱이 어떤 점이 발전했다고 보는지. 장점을 어떻게 팀에 녹일 것인지.
▲ 김신욱은 강점을 가진 선수다. 어떤 선수보다 팀의 중요한 무기로 쓸 수 있다.
이번에 부르지 않으면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3개월 만에 얼마나 발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데다 의지도 강해 보인다.
-- 박주영은 어떤 점이 부족했나.
▲ 박주영은 명단의 어떤 선수보다 대표 경험이 많고 팀에 들어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 있는 선수다. 다만 대표팀에 들어와서 모든 것을 발휘하기에는 준비가 덜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제외했다.
(소속팀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 점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박주영과 함께 생활해 봤기 때문에 개인적인 역량이야 충분히 알고 있다. 지금은 그가 대표팀에 들어와서 잘못됐을 경우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1월 이적시장까지 지켜보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 지동원을 미드필더로, 김보경을 공격수로 분류했다.
▲ 구자철이 부상으로 선발되지 못했다. 그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선수가 김보경, 남태희라고 생각한다. 김보경은 양 측면은 물론 중앙을 볼 수 있고 남태희 역시 소속팀에서 꾸준히 섀도 역할을 한다. 두 선수 모두 2선 공격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전방에 이근호와 김신욱이 있는 만큼 지동원은 측면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 중앙 미드필더 조합은.
▲ 한 명이 공격적이면 나머지 한 명은 그라운드 전체를 커버하는 앵커 역할을 해야 한다. 고명진(서울)은 공·수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고 좀 더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박종우(부산)가 잘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K리그 선수들은 꾸준히 지켜볼 계획이다.
-- 국내에서 경기 치르고 해외에서 또 경기하는 것은 처음인데.
▲ 일정적인 측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이를 극복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정이다. 100% 컨디션이라면 좋겠지만 지금은 평가하는 기간이다.
-- 전에 김신욱이 개인적인 강점은 있지만 그를 투입하면 팀 전체적으로 단순해진다는 고민을 드러낸 적이 있는데.
▲ 위협적인 포지션에서 김신욱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발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선수들이 같은 생각 하면서 플레이한다면 하나의 옵션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팀은 물론 선수 개인에게 좋은 일이다.
-- 스위스, 러시아 모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강팀들인데.
▲ 짧은 시간에 조직적인 것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이제는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선수들이 모두 인지할 것이다. (플레이가) 좀 더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위스와 러시아는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한 팀들이다. 우리에게 좋은 스파링 파트너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04 11:3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