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희망이 있기에 힘이 납니다."
레슬링이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확정된 데 대해 '레슬링 강호' 전남 함평중학교 감독과 선수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월 레슬링이 하계올림픽 종목에서 탈락했다는 '비보'를 접했던 감독과 선수들은 "이제 희망이 엿보인다"며 활짝 웃었다.
함평중 레슬링부 홍준희(54) 감독은 10일 "레슬링이 올림픽 종목으로 다시 채택됐다는 소식을 들으려고 그제 저녁 잠 한숨 못 잤다"며 "어제 아침 훈련에 앞서 아이들에게 좋은 소식을 알려줬더니 모두가 기뻐했다"고 말했다.
함평중 김형회 교장은 전날 직원조회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이 생겨 기쁘다"며 "파티라도 열어 축하해줘야겠다"고 말했다.
함평중 레슬링부 주장 박재현(중2·15)군은 "이제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운동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함평중 레슬링부는 37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최강팀이다.
현재 8명의 선수가 매트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함평중 레슬링부는 지난해 제37회 KBS배 전국중학교레슬링대회에서 금 3, 은 1, 동 1를 따 종합 우승을 했고 올해 전국소년체육대회 때도 금 2, 은 1를 획득해 최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함평중 레슬링부는하루 6시간 20분(새벽 5:40∼7:00, 오후 3∼6시, 저녁 8:30∼10:30) 맹훈련을 하고 있다.
올림픽과 각종 국제대회에서 함평중을 빛낸 선수들이 10여명이나 된다.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원기(그레코로만형 62㎏), 1988년 서울올핌픽 금메달리스트 김영남(그레코로만형 74㎏), 198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과 1994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김종신(자유형 48㎏), 1988년 서울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노경선(자유형 57㎏) 등은 함평중 선수들에게 우상이나 다름없다.
김원기 선수는 함평중 출신 7명을 양아들로 삼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 2월까지 함평중 레슬링부 주장으로 활동하다 함평골프고등학교 레슬링부로 진학한 양혜봉(17)군은 "지난 2월 레슬링이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몸도 마음도 아팠었다"며 "이제는 모두 완쾌됐다"고 기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0 09: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