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동상 제막…'최동원 투수상' 내년부터 시상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984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올린 '무쇠팔 투수' 최동원.
롯데 자이언츠에 첫 우승을 선사한 불세출의 스타 최동원을 기리는 동상이 부산 사직야구장에 세워졌다.
최동원은 고인이 됐지만 '무쇠팔 투수'를 추모하는 시민의 모금운동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사단법인 고 최동원기념사업회(이사장 권기우 변호사)는 부산 사직야구장 광장 서쪽 녹지대에 '무쇠팔 투수 최동원 동상'을 세우고 오는 14일 제막식을 연다고 9일 밝혔다.
14일은 최동원이 '고향에 돌아오고 싶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지 2주기가 되는 날이다.
최동원 동상 건립 시민운동을 벌인 기념사업회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기부금 1억원, 부산은행 5천만원, BN그룹 2천만원, 프로야구선수협회 1천만원, 시민 성금 등 2억3천만원을 모아 동상을 건립했다.
높이 2.4m, 가로 0.97m, 세로 2.25m 규모인 동상은 최동원 투수가 생전에 역동적으로 공을 던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기념사업회가 공모로 선정한 동아대 외래교수이면서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인 곽순곤(46)씨가 기념사업회 공모에 당선돼 이 작품을 만들었다.
동상 제막식에는 최동원의 어머니 김정자(80)씨, 부인 신현주씨, 아들 기호씨, 허남식 부산시장, 김석조 시의회의장, 임혜경 교육감, 이재오·박민식 국회의원, KBO, 프로야구선수협회 관계자, 허범도 경남고 동창회장 등이 참석한다.
고인의 모교인 경남고 야구부 28명이 이종운 감독과 함께 참석, 선배의 넋을 기린다.
제막식은 오후 2시50분 식전 행사인 롯데 자이언츠 응원단의 공연과 '최동원 히스토리' 상영에 이어 오후 3시 개회 선언, 허 시장과 김 의장의 축사, 고인의 어머니 답사, 동상 소개 순으로 진행된다.
권기우 이사장은 "최동원 투수는 한국 야구 역사에서 전설 같은 투수였고 진정한 야구의 영웅이었지만 고향 부산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타계한 비운의 스타였다"며 "그의 업적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지 2년 만에 동상을 건립해 고인에 대한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야구의 도시 부산 시민의 뜨거운 성원으로 아들이 고향의 품으로 돌아와 다시 태어났다"며 "이 고마움을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마음으로 여생을 고향 부산에서 봉사하며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제막식에서 일본 유학중인 최동원의 아들 기호씨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동상 건립에 도움을 준 롯데 자이언츠, 부산은행, BN그룹, 프로야구선수협회에 감사패를 전달한다.
2012년 4월 결정된 기념사업회는 동상 건립과 함께 미국 사이영상에 버금가는 '최동원 상'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기념사업회 측은 내년부터 최동원 상을 제정해 시상하는 방향으로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1983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최동원 투수는 시속 150㎞가 넘는 광속구와 엄청난 낙차를 그리는 커브로 당시 한국 야구를 이끈 전설로 통했다.
통산 80차례의 완투승을 기록했고, 1984년에는 시즌 27승 223개 탈삼진 기록에 한국시리즈에서 혼자서 4승을 따냈다.
이 기록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미국 프로야구에도 없는 대단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1989년 삼성 라이온즈로 팀을 옮겼다가 고향팀으로 복귀하지 못한 채 1990년 은퇴했던 최 투수는 2011년 9월 53세의 아까운 나이에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타계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09 15:2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