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올시즌 고질병이었던 '수비불안'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포항 스틸러스 1.5군에게 완패를 당했다.
전북은 8일 K리그 클래식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예상 밖의 0-3 패배를 당하며 무패 행진을 10경기(7승3무)에서 마감했다.
당초 전북이 승리하고 선두 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동국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케빈을 중심으로 한 공격진은 토종 공격수만으로 이뤄진 포항과 무게감이 달랐다.
게다가 포항은 황진성을 부상으로 잃고 이명주가 A대표팀에 차출되는 등 미드필더진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전북은 수비에서부터 불안을 드러내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전반 초반에 수비진의 불완전한 패스로 선제골을 헌납했고 이후 전북은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마지막 실점도 수비수 윌킨슨의 실수가 빌미가 됐다.
노병준의 낮은 크로스를 정인환이 머리로 걷어내려고 몸을 날렸지만 앞서 윌킨슨이 뒷발을 들이댔고 궤적이 바뀐 크로스는 포항 박성호의 발끝을 향했다.
전북은 막판 총공세를 펼쳤지만 혼이 나간 듯한 전북 선수들은 골로 마무리짓지 못하며 올시즌 첫 무득점 패배를 안았다.
공교롭게 강팀들끼리 승부를 겨루는 스플릿 리그 첫 경기에서 시즌 초반 전북의 발목을 잡았던 불안한 수비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우리가 완패했다"며 "그동안 가려졌던 문제점들이 다 나타난 경기였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자신이 복귀한 뒤 연승 행진을 달렸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K리그에서 우승한 2011 시즌에 크게 못미친다는 게 최 감독의 분석이다.
이날 경기 전에도 기자들과 만나 "전북은 (뒤지는 상황에서) 후반에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털어놓으며 "반면에 포항은 꾸준하게 일정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부러워했다.
아직 11경기가 남아있다. 첫 단추를 잘못 뀄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보약도 필요하다는 게 최 감독의 생각이다.
최 감독은 "이런 경기가 큰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면서 "추슬러서 남은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패배 뒤에 완전한 경기를 해야 한다"면서 "전북 선수들은 (시즌 초) 어려웠을 때 정신력으로 극복한 경험이 있다"면서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09 11:0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