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두 학교가 농구 팬들을 위해서 좋은 경기를 최대한 많이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최부영 경희대 감독이 지난달 30일 2013 KB국민은행 대학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한 말이다.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연세대와 고려대가 준결승에서 서로 '피 터지게' 싸우고 올라오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한 우스개였다.
그런데 최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7일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고려대가 103-100으로 이겼고 8일 2차전에서는 연세대가 75-70으로 반격했다.
라이벌 의식까지 더해져 두 경기 연속 전력투구한 연세대와 고려대는 10일 오후 3시 수원대체육관에서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
두 학교는 올해 벌써 네 차례 만나 2승씩 나눠 가졌다.
3월 MBC배 준결승에서 고려대가 69-66으로 이겼고 5월 대학리그 정규리그에서는 연세대가 61-58로 승리했다.
네 차례 모두 5점 안쪽에서 승부가 갈릴 만큼 치열한 접전이 벌어져 10일 플레이오프 3차전 역시 '대혈투'가 예상된다.
두 학교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서로에게 뼈아픈 패배를 한 번씩 안겼다.
연세대는 1차전에서 다 이긴 경기를 놓쳤다. 4쿼터 종료 1분 전까지 6점이나 이기다가 연장전에 끌려들어 가 역전패를 당했다.
반면 고려대는 최근 거침없는 상승세가 2차전 패배로 꺾였다. 프로-아마 최강전 우승에 이어 1차전 대역전승으로 한껏 달아올랐던 팀 분위기가 2차전 패배로 주춤했다.
이번 대학리그에서 15승1패로 2위에 오른 연세대는 국가대표 포워드 최준용(202㎝)이 1차전 30점, 2차전 29점을 쏟아내며 공격의 선봉에 섰다.
정규리그 14승2패로 3위를 기록, 상명대와 6강전을 치르고 4강에 오른 고려대는 이종현(206㎝)과 이승현(197㎝)이 버티는 골밑이 위력적이다. 1학년생 이종현은 두 경기에서 연속 더블더블을 해냈다.
연세대 정재근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는 우리로서는 죽기 살기로 한 발짝 더 뛰는 수밖에 없다"며 "키 5㎝, 10㎝ 작은 것은 준비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조했다.
고려대 이민형 감독 역시 "1,2차전에서 연세대의 준비에 당한 셈이지만 3차전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최근 좀 잘나간다고 해서 우쭐한 면이 있었는데 2차전 패배로 자성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라이벌전 필승을 다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09 08:2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