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제가 잘하는 줄 몰랐던 거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송희(25·한화)는 한때 '준우승 전문'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2008년 코로나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같은 해 삼성월드챔피언십, 2010년 LPGA 챔피언십, 제이미 파 오언스 클래식, 2011년 에브넷 클래식 등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대회에 나왔다 하면 거의 빠짐없이 10위 안에 드는 좋은 성적을 냈었다.
8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을 마치고 만난 김송희도 "그때는 나에게 부족한 것이 우승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갑작스러운 난조에 빠졌다.
11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인 6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고 2개 대회는 기권했다. 나머지 3개 대회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이 공동 33위일 만큼 부진했다.
김송희는 "교통사고를 한 달 사이에 두 번이나 당했다"며 "목 부위를 다쳐 상반기 이후 LPGA 투어에 병가를 내고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KIA 클래식을 통해 복귀했지만 성적은 여전히 별로다. 10개 대회에 나왔지만 8번이나 컷 탈락했다.
한화금융 클래식에서도 컷은 통과했으나 최종합계 16오버파로 공동 53위에 머물렀다.
김송희는 "'그땐 정말 내가 잘했던 거구나'라는 생각을 이제 하게 된다"며 "우승 문턱을 계속 넘지 못하다 보니 오히려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고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것 같다"고 예전을 돌아봤다.
그는 최근 부진의 원인을 티샷에서 찾았다. 김송희는 "최근 가장 안 되는 것이 티샷인데 좌우로 휘는 것이 심하다"고 자책했다.
예전에 잘나갈 때는 부족한 것이 우승뿐이었기 때문에 다급한 마음가짐이 문제였다고 하지만 이제는 성적은 부진한 상태지만 오히려 심리적으로는 더 편해진 셈이다.
2년 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그는 "재미있게 쳤다"면서 "지금 조금씩 좋아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만족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LPGA 투어에서 통산 상금 367만 달러(약 40억원)를 번 김송희지만 올해 성적이 좋지 못해 다음 시즌 시드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송희는 "퀄리파잉스쿨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국내 투어에서 뛸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20대 중반인 그는 "지금 주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쌓아 차분히 올라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09 07:2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