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내야수 김재호(28)가 감독으로부터 '야수 부문 최우수선수(MVP)'로 꼽혔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우리 팀 야수 MVP는 김재호"라고 잘라 말했다.
김 감독은 "이종욱이나 민병헌도 잘해주지만 하위 타선이 정말 좋다"며 "하위 타선에서 치고 올라오는 경향 덕에 타격이 연결된다"고 MVP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주로 9번 타자로 나서며 하위 타순을 지키는 프로 10년차 김재호는 올 시즌 타율 0.321을 기록하며 활발한 타격을 보여준다.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물던 지난 세월과는 다른 모습이다.
중심타선이 제 몫을 다해주지 못할 때도 하위에서 열심히 치고 나가 기회를 테이블 세터까지 전달한다.
김재호는 전날 KIA전에서도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를 치고 결승타점까지 올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재호는 타석에서도 맹활약하는 한편 내야에서는 '명품 수비'를 펼친다. 기민한 움직임과 손놀림은 그의 수비 재능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직은 '백업'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올 시즌 2루수와 유격수를 번갈아 맡으며 허경민과 손시헌의 부상, 오재원의 부진으로 인한 공백까지 책임졌다.
김재호는 "감독님이 MVP로 뽑아주셔서 기쁠 따름이다"며 "내 입지가 조금씩 더 다져지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팀의 내야층이 두텁다 보니 아직 주전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고 시절 최고 유격수로 군림하던 김재호는 2004년 두산에 1차 지명되며 계약금 2억원을 받아 이름값을 했다.
하지만 손시헌 등 주전에 밀려 늘 백업에 그쳤고, 벤치에만 머무르는 날이 많았다. 트레이드 얘기도 많이 나왔고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스스로 트레이드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손시헌을 대신해 주전 유격수로 나서 맹활약을 펼치며 세간의 눈에 띄었다.
김재호는 "백업으로 있다 보니 스트레스도 심했고,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며 "하지만 경기에 많이 나서다 보니까 자신감도 생겼고 이제는 야구가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고작 '한 뼘'정도를 펼쳐보이며 최근 자신의 상승세를 설명한 김재호는 "군 제대하면서 팀이 나를 버릴 수도 있겠다는 절박함이 생겨 의욕을 되살렸다"며 "앞으로 더욱 치고 올라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06 18: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