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의 유일한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가 울산 현대를 제물로 기업구단 기선제압에 나선다.
인천은 풀리그로 치러진 26라운드까지 11승 8무 7패의 성적을 거두며 6위(승점41)로 상위 스플릿에 진출했다.
기업구단인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전북 현대, FC서울,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4위까지 주어지는 ACL 진출권, 더 높게는 우승을 놓고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시즌 개막 전 상위 스플릿 진출을 목표로 잡았던 김봉길 인천 감독의 눈높이도 한 단계 더 높아졌다. 바로 시민구단 최초의 ACL 진출이다.
그러나 스플릿 리그 첫 상대가 만만치 않다.
인천은 8일 리그 2위를 달리는 울산(승점48·14승6무6패)과 27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 ACL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철퇴'를 휘두르며 포항의 선두 자리를 넘보는 강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시민구단의 힘으로 우승 후보들이 즐비한 상위 스플릿에서 살아남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김 감독은 "일정을 보니까 숨 쉴 틈이 없더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그래서 첫 경기부터 승점 3을 따내 승기를 잡겠다는 김 감독의 의지는 더 강하다.
김 감독은 "선수 개개인을 놓고 보면 울산보다 전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력이 뒤진다고 해서 꼭 승부가 결정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팀의 장점인 조직력으로 울산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력이 곧바로 승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은 풀리그에서 인천이 이미 증명하지 않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풀리그에서 맞붙은 결과만 놓고 보면 김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다.
인천은 올시즌 울산과의 2경기에서 모두 2-2로 비겼다.
흔히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흔히 구사하는 '걸어 잠그는 축구'를 하지도 않았다.
9라운드 울산 원정에서는 후반 1골씩을 번갈아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였고 21라운드 홈 맞대결에서는 전반에 2골을 먼저 넣었다.
특히 이들 경기에서 득점과 도움 2개씩을 올리며 인천 킬러가 된 김신욱은 최근 4경기째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는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여기에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더해가는 김남일, 설기현, 이천수 '베테랑 3인방'이 과거 인연으로 울산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천수는 울산에서 뛴 다섯 시즌 동안 100경기에 출장해 36득점 24도움을 올리며 팀의 중심축으로 활약했다.
설기현도 인천에 새 둥지를 틀기 전인 2011시즌 울산에서 41경기를 뛰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는 2골 2도움을 올리며 팀을 준우승에 올려놓았다.
김남일은 울산에서 뛴 적은 없지만 김호곤 울산 감독과 한 차례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그는 2004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당시 사령탑에 있던 김호곤 감독의 부름을 받아 와일드카드로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발목 부상으로 본선에서 뛰지 못했다.
김봉길 감독은 "팀의 구심점인 베테랑 3명이 울산을 잘 아는 선수들이라 경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신중하게 접근해서 승점 3을 챙기며 스플릿 리그를 시작하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05 13:5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