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선수 생활의 종착지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팬미팅에서 감회에 젖은 눈물로 '화려한 마지막'을 다짐했다.
김연아는 4일 서울 용산 CGV에서 후원사인 LPG기업 E1이 주관한 '김연아 선수 전 국민 응원 릴레이' 행사에 참석해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행사의 막바지에 상영한 각계각층의 응원 메시지가 김연아의 눈물샘을 건드렸다.
지난 시즌부터 김연아를 다시 지도하는 신혜숙·류종현 코치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김연아가 고된 훈련을 잘 견뎌내고 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신 코치는 "내가 오히려 네게서 배운다"고 칭찬했고, 류 코치가 "내가 다 눈물이 날 것 같다"면서 감정을 애써 추스르는 모습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
류 코치는 "잘 마무리하고 네가 가고 싶은 길로 가길 바란다"며 소치에서 마지막 무대를 끝내고 새 길을 개척할 제자에게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미소를 잃지 않고 활기차게 팬들과의 만남을 즐기던 김연아는 두 코치의 격려에 눈물을 닦아내며 한동안 짙은 감동에 젖었다.
김연아는 최근 올림픽에서 사용할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내달 시작되는 2013-2014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향해 맹훈련 중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필생의 꿈이던 금메달을 획득하고는 한동안 방황하기도 했지만, 소치에서 마지막 연기를 펼친 뒤 은퇴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지난 시즌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김연아는 이제 선수로서 치르는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다시 고된 훈련이 반복되는 일상을 견디고 있다.
이날도 훈련을 마치고 바로 행사장에 달려왔다는 김연아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훈련을 치르고 일요일 하루 쉰다"면서 "하지만 일요일에 피곤해지면 월요일이 너무 힘들어지기에 잠시 쉬기만 할 뿐"이라고 쳇바퀴 돌듯 이어지는 일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화려한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이를 견디며 동고동락하는 스승들의 격려에 감정이 잠시 북받친 것이다.
김연아는 이날 팬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직도 힘들 때 이겨내는 방법은 잘 모른다"면서 "이 순간이 힘들지만 지나고 나면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추억이 될 수 있으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한다"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참석한 마지막 공식 행사인 이날 김연아는 팬들이 직접 만든 그림과 영상물을 보며 뜨거운 사랑을 새삼 확인했다.
팬들은 5일 생일을 앞둔 김연아를 위해 축하 노래를 부르고 선물을 전달하는 '깜짝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김연아는 E1을 통해 "이제는 올림픽을 위해 오로지 훈련에만 정진하도록 하겠다"면서 "많은 분께서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현역으로서 마지막 무대가 될 소치 올림픽에서 그동안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일주일 내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각오를 함께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04 19: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