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들에 밀려 선발 경쟁에서 도태됐던 차우찬(26)이 이제는 외국인 용병의 공백으로 한숨짓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발로서 한몫을 해주고 있다.
차우찬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 7⅔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내며 1피안타에 1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진땀 승부'에 차우찬이 승리의 초석을 놓으며 삼성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차우찬은 이날 공을 모두 122개 던져 올 시즌 최다 투구 수를 기록했다. 탈삼진 또한 자신의 통산 최다 기록에 단 두 개 모자란 수준으로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많은 기록이었다.
몸에 맞는 볼 2개에 볼넷을 5차례나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고 8회 두 명의 타자를 돌려세우기까지 추가 실점을 막는 침착한 투구를 선보였다.
차우찬은 이날까지 선발 등판한 최근 3경기에서 내리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는 호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와는 달리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이 거둬들이는 성적표가 영 탐탁지 않은 삼성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삼성은 릭 밴덴헐크가 시즌 6승 6패에 평균 자책점 3.60을 기록해 그나마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뿐 올 시즌 유독 외국인 투수 복이 없었다.
더욱이 3승 5패에 평균 자책점 4.40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떠난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도미니카공화국)를 대신해 뽑은 새로운 용병도 신통치 않다.
로드리게스의 자리를 대신하리라 기대를 받은 카리대(본명 에스마일린 카리다드)는 이달 9일 치른 선발 데뷔 경기에서 1⅓이닝 동안 6실점(6자책점) 하고 조기 강판했다. 이튿날에는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까지 했다.
불펜에서 자신의 자리를 꾸준히 지켜오던 차우찬은 이처럼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다시 선발로서 기회를 잡았고, 팀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뚜렷한 외국인 에이스 없이도 삼성은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다. LG 트윈스가 턱밑까지 추격하지만 여전히 1위를 지키는 데는 토종 선발들의 힘도 컸다.
차우찬이 배영수(11승 3패)·장원삼(10승 8패)·윤성환(9승 6패)과 함께 이 빠진 삼성 선발진에서 '잇몸 선발'로 맹활약한다면 삼성의 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8 09: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