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최강희! 최강희!"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전북 현대와 경남FC의 경기가 끝난 뒤 전북 응원석에서는 최강희 감독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
이날 두 골씩 몰아친 이동국과 케빈이 있었지만 그만큼 전북 팬들에게 이날 승리는 최강희 감독이 주연이었다.
2011년 12월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을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린 최 감독은 이날 1년6개월 만에 전북 복귀전을 치렀다.
전북은 최근 두 경기에서 9골을 얻어맞고 2패를 당해 휘청대고 있었지만 최 감독이 벤치를 지킨 이날 경기에서는 4-0 대승으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최 감독은 "홈 팬들에게 바치고 싶은 값진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 전북에서 우승할 때를 회상할 여유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익숙한 곳이고 큰 영광을 얻었던 홈 경기장이라 매우 편안했다"고 복귀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또 이날 경기장에 들어설 때는 물론 전북 숙소로 다시 돌아오던 며칠 전부터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됐다며 "역시 나는 봉동(팀 숙소가 있는 전북 완주군 봉동읍) 체질"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는 의미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전주 송원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윤주 학생과 최 감독의 만남이었다.
이 양은 2년 전에 최 감독이 대표팀으로 떠날 때 직접 쓴 편지를 구단 홈페이지에 올려 화제가 됐던 꼬마다.
당시 이 양은 "태어나서 이런 끔찍한 일은 없었어요. 전북으로 돌아와서 전북의 위기를 살려달라"고 최 감독에게 간청했다.
최 감독은 "오늘 만나서는 너무 긴장을 했는지 말을 못하더라"고 웃으며 "나중에 다시 만나서 맛있는 것을 사줘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자비로 녹색 티셔츠 1천 장을 사서 팬들에게 선물한 최 감독은 "팬들께 일일이 고맙다는 표현은 다 못하더라도 오늘 승리가 팬들에게 많은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경기에 대해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 대승을 거뒀다"며 "특히 후반에 예전 전북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상당히 기쁘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은 "앞으로 부상자가 돌아오고 선수들이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해 간다면 다시 강한 전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팬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8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라 중상위권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30 22:1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