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북한공군 훈련, 김정은 방러동향은?
최근 들어 공군의 사랑을 부쩍 드러내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 공군의 황당 특이한 훈련법이 공개돼 화제다. 지난 6일 북한 조선중앙 TV에서 방영된 김 제1비서의 제458군 부대 시찰 모습에서 북한 공군은 땅바닥에 지도를 그려놓고 장난감 전투기를 이용한 훈련을 진행했다.
북한 공군은 장난감 전투기를 손에 쥐고 허리를 숙인 채 지도 위에서 움직인다. 보고 있으면 이것이 제대로 된 훈련인지 의문이 들지만, 북한은 이러한 모습을 '시뮬레이션 훈련'이라 강조하며 자랑스럽게 공개했다. 앞서 김정은 제1비서는 "2015년을 항공군의 전성기로 만들자"고 밝힌 바 있다.
북한공군 MIG-29A, Su-25K 등 보유
북한공군은 우리공군의 F-15에 버금가는 최신예 전투기 MIG-29A를 가지고 있다. 그다음으로 북한공군에서 쓸 만한 전력으로 평가 받는 기종은 지상 공격기인 Su-25K이다. 북한 공군에 약 30여 대가 도입된 것으로 알려진 이 기종은 아음속 공격기지만 4톤 이상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으며, 주요 부위는 우리 군의 주력 대공포인 20mm 발칸포의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방탄 성능을 자랑한다.
MIG-29A와 Su-25를 제외하면 북한 공군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기로 대접 받았던 MIG-23은 서북도서 지역에서 긴장 상황이 조성될 때마다 북한이 자주 출격시키며 이름을 알린 전투기로 북한은 이 전투기를 약 50여 대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 가운데 유일한 가변익(可變翼) 기체인 MIG-23은 1980년대 초반에 생산된 기체이며 이라크와 리비아 공군이 실전에 투입해 형편없는 전과를 기록했던 전투기로 유명하지만,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조종사들이 노획한 MIG-23 전투기를 조종해본 결과 가속 성능이나 일부 운동성이 F-16 초기형이나 F/A-18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어 우리 공군의 F-16 전투기와 근접 공중전에서 충분히 일방적으로 열세에 몰리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가변익 방식이다 보니 기체 구조가 복잡하고, 운용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북한과 같이 열악한 재정 상황을 가진 국가에서 운용하기가 대단히 까다롭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김정은이 참관하는 거의 모든 훈련에 이 전투기를 내놓고 있어 ‘보여 주기용 쇼’를 위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잘 알려진 대로 북한 공군은 평시에 전투기를 띄울 연료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 공군처럼 첨단 시뮬레이션 장비를 이용해 훈련을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연병장에 거대한 지도를 그려 놓고 그 위에서 조종사들이 모형 전투기를 들고 움직이며 훈련을 진지하게 벌이고 있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장난감 전투기를 들고 입으로 ‘슝슝’ 소리를 내며 노는 것처럼 조종사들이 장난감 전투기를 들고 지도 위를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것이 북한 공군의 일상 훈련이라는 것이다. 속된 말로 안구에 습기가 찰 정도로 황당하고 우습다못해 불쌍하기까지 하다.
'장난감 전투기' 들고 연병장서 뛰는 것이 훈련
그나마 김정은이 자주 찾는 제1항공사단은 평양 방공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부대보다 실제 비행훈련도 많고, 비교적 신형 전투기를 보유한 부대이지만 우리 공군과 대적하는 것은 말 그대로 자살 행위다. 성능 격차가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가령 북한 공군의 MIG-29A는 사거리 70km 이상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A-10을 운용할 수 있지만, 이 미사일은 발사 후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반능동 레이더 유도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 공군이 MIG-29A에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회피를 위해 조준을 풀 수밖에 없어 명중률이 떨어진다.
북한 공군의 주력 공대공 미사일인 AA-7의 경우 사거리가 20km를 조금 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 공군에 현실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MIG-29나 MIG-23은 중거리 공대공 전투에서 일방적으로 학살 당하거나 이륙하자마자 격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공군은 조기경보기를 이용해 수백km 밖에서 북한 전투기의 활동을 감시하다가 특이 동향이 포착되면 즉각 전투기에 이를 전달하고 북한군 전투기의 레이더 탐지거리 밖에서 중거리 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수 있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완전히 손을 놓고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북한이기 때문에 가능한 ‘우리 식(북한)의 전술’을 준비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붂한공군의 '자살 돌격대'
최근 김정은이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었던 2명의 여성 조종사들은 지난해에도 김정은과 함께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던 비교적 유명한 인물들이다. 김정은은 직접 DSLR 카메라를 들고 전투기 앞에 선 이들 조종사들을 찍어 주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해 주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자 벼락출세의 보증수표처럼 인식된다. 일명 ‘1호 사진’으로 불리는 이 사진은 최고 지도자의 현지 지도 때 수십~수백 명이 단체로 찍는 것이 일반적인데 김정은이 챙긴 2명의 여성 조종사들은 김정은과 팔짱을 끼고 단 셋이서 사진을 찍는 파격적인 ‘은혜’를 입었다. 문제는 이들이 항공기 자살공격대로 돌변할 때가 우리에게는 심각한 안보위협으로 다가온다.
김정은 5월 러시아 방문 이루어질것인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5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방러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28일 연합뉴스와의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김 제1위원장이 승전 기념행사 참석을 확인한 20여개국 지도자 중에 포함돼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는 크렘린궁이 김 제1위원장의 행사 참석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실제로 러시아를 방문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이 외교 전문가들의 견해다.
러시아의 초청을 수락하고서 특별한 이유없이 방문 계획을 취소할 경우 큰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동안 상당수 전문가는 역대 북한 지도자들이 다자 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고, 중국에 앞서 러시아를 찾는 것이 관례를 깨는 파격이란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을 그렇게 크게 보지 않았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승전 기념식이 여러 국가 정상들이 참석하는 다자 행사이니만큼 김정은으로서도 중국에 앞서 러시아를 먼저 방문하는데 따른 부담을 덜 수 있어 오히려 성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또 최근 들어 중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진 북한이 중국의 역할을 상당 정도 대신해 줄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각별한 공을 들이며 고위급 인사들을 잇따라 러시아에 파견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여온 점에도 주목한다.
현재로선 김 제1위원장의 방러 성사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우는 형세다. 김 제1위원장이 실제로 러시아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하면 지난 2011년 집권 이후 첫 외국 방문이 된다. 모스크바를 찾는 김 제1위원장은 초청 인사들이 모두 자리를 함께하는 기념행사 참석 외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북 관계에 정통한 모스크바의 한 소식통은 양국 정부 실무선에서 벌써 정상회담을 위한 의제를 조율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해 11월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양국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김정은 초청은 각각 우크라이나 사태와 핵개발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와 북한이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로부터 핵·인권 문제 등에 대한 지원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푸틴 3기의 최대 역점 정책인 극동 개발과 연계된 남·북·러 3각 협력 사업 실현과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관심을 갖고 있다. 러-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러시아산 가스의 한국 수출을 위한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문제, 나진-하산 구간 철도 개보수로 가속도가 붙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사업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제1위원장과 함께 역시 러시아로부터 초청을 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할 경우 모스크바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모스크바 남북 정상회담은 푸틴으로선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재자로서 외교력을 한껏 과시할 수 있는 계기가, 김정은으로서는 폐쇄 국가 지도자에서 벗어나 국제 외교와 남북 대화 무대에 당당하게 데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주요 서방국가들이 모스크바 승전 기념행사에 불참할 공산이 커 미국 등 서방국과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춰야 하는 한국 지도자가 독자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결정을 내리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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