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광주방문-현대차,광주를 ‘수소차 허브’로
(정부,지역경제 활성화 새모델 제시)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전국에서 5번째로 문을 연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광주 북구 오룡동에 들어선 광주 센터 출범식에서 “이곳 지명이 오룡동(五龍洞)으로 하늘로 승천하는 다섯 마리 용이 자리 잡은 곳이라고 들었다”며 “앞으로 광주를 ‘자동차산업 창업의 포털’로, ‘수소 경제의 리더’로 도약시킬 많은 용들이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앞으로 친환경 자동차가 주력이 될 것”이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소차 양산 능력을 갖춘 현대자동차와 수소충전소 등 수소 인프라가 잘 마련된 광주가 힘을 모아 수소차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해 달라”고 주문했다.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는 1775억 원으로 3개의 펀드와 1개의 기금을 조성해 자동차산업 및 수소연료전지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기아차가 보유한 자동차 관련 특허 1000여 건을 공개해 기업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이날 센터 내 자동차 창업 아이디어 구역에 국내 최초로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치 부품 300여 가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광주 센터에는 창업자들에게 법률 지원을 해줄 공익법무관이 처음으로 상주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박 대통령에게 전국 광역단체마다 들어설 17개 센터에 모두 공익법무관을 상주시키겠다고 말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금까지 대구 대전 전북 경북 광주 등 5곳에 들어섰다. 올해 상반기에 나머지 12곳도 문을 연다.
박 대통령은 출범식 참석에 이어 광주 동구 대인시장을 방문했다. 대인시장은 한때 호남지역 최대 전통시장이었으나 침체를 겪다가 2000년대 들어 빈 점포에 청년 예술인들이 들어오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현대차 "광주에 수소車 메카 조성"
광주광역시를 ‘자동차 창업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와 현대자동차그룹의 노력은 크게 세 갈래로 진행된다. 먼저 자동차 관련 창업 활성화를 위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다음으로 수소연료전지차 연관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소·벤처기업의 공장 자동화를 위한 대규모 지원에 나선다. 이들 사업 추진을 위해 2019년까지 민·관 공동으로 1775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창업을 돕기 위해 금융·기술·마케팅·법률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소연료전지차 상용화
추진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게 수소연료전지차 관련산업 육성 방안이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차 개발에 착수해 2000년 11월 첫 차량을 제작한 후 지금까지 14년 동안 430만㎞를 시험 주행하며 내구성 및 연비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 2013년 2월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차 투싼ix 양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미비와 높은 차량가격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년이 다 됐지만 판매 대수는 200대에 불과하다.
정부와 현대차는 혁신센터 개소를 계기로 산·학 협력체계를 구축해 수소차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연료전지 분리막 개발(코멤텍) △연료전지용 가스켓 소재 개발(전남대·금호폴리켐) △수소안전 저장·이송 기술개발(하이리움) △수소연료전지차 V2G(친환경차 충전 전력 외부 송전기술)용 인버터 개발(시그넷시스템)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인프라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압축천연가스(CNG), 액화석유가스(LPG)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통해 수소와 전기 등의 에너지를 만들어 저장, 분산 발전할 수 있는 충전소도 설치한다. 수소연료전지 분야 기술개발과 검증, 창업 및 사업 활성화에 150억원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수소차 상용화를 위한 충전소 확충 등의 인프라는 아니지만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앞서 사전 인력양성과 연구개발 등이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000여개 미사용 특허 공개
정부와 현대차그룹은 일반 자동차 분야 창업도 적극 도울 계획이다. 광주시 서구 내방동에 있는 기아차 광주공장은 지난해 카렌스와 쏘울, 스포티지R, 봉고트럭 등 일반 차량과 군용 차량 등을 포함해 54만대를 생산했다. 광주 공장은 광주시 부가가치생산 전체의 40%, 고용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현대 수소차 '투싼'
정부와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분야 창업 활성화로 기아차 광주공장뿐 아니라 지역경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혁신센터를 통해 창업 아이디어 개발에서부터 제품 제작, 창업까지 자동차 분야 창업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창업과 관련해서는 법률과 금융, 기술 지원도 제공한다. 법률은 법무부, 금융은 금융위원회, 기술은 현대차그룹이 맡는다. 특히 법무부는 공익 법무관을 창조경제혁신센터로 파견, 상주시킬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협력사에 매달 100여건의 특허를 공개했다. 이번엔 자동차 관련 1000여건을 무료로 일반에 공개한다. 그룹 관계자는 “연관 산업을 발전시켜 전체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혁신센터는 매년 아이디어 창업화 5개팀, 사업 활성화 5개팀 등 총 10개팀을 제1센터에 입주시켜 창업 보육과 사업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육창업기업 중 상용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동반 해외진출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와 현대차그룹은 광주지역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상·하반기에 20개씩, 매년 40개를 선정해 공정검사 자동화시스템 구축사업을 지원한다. 업체별로 컨설팅과 정보통신기기 구입비용으로 2000만원이 지급되고, 시스템 구축 비용은 저금리로 지원된다.
소상공인·전통시장도 돕기 포함
정부와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연관 산업 외에 100억원을 투입해 △창조적 전통시장 육성 △소상공인 창업 및 사업활성화 지원 △생활 창업 지원 △창조문화마을 조성 등 지역밀착형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창조적 전통시장 육성은 전통시장을 단순히 겉만 바꾸지 않고, 고유한 매력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하게 된다. 광산구 송정역 앞 매일시장과 동구 대인시장 일부 점포가 대상이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