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호랑이 차두리-네티즌들 반하다 대한민국V우즈베키스탄 2:0
차두리 폭발적인 드리볼 돌파 "앗싸"일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8강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대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손흥민(레버쿠젠)은 연장 전반 14분과 연장 후반 14분 연속으로 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의 4강 진출을 견인했다. 이때 손흥민의 골에는 김진수와 차두리의 도움이 컸다. 첫 번째 골에서는 김진수가 자로 잰 듯 한 정확한 크로스로 손흥민의 골을 도왔다.
두 번째 골에서는 차두리가 상대 오른쪽 측면을 허물어뜨리는 폭풍같은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미친 듯 돌파한 뒤 손흥민에게 완벽한 패스를 건넸다. 이때 차두리의 폭발적인 드리볼과 질주는 마치 먹이를 향해 돌진하는 한마리 호랑이처럼 힘찼고 빨랐다. 어느누구도 감히 막지 못하는 “미친 탱크”였다. 무려 세명의 상대 수비수들이 막았지만 폭발적으로 빠른 스피드와 발놀림으로 차두리는 우스운 듯 가볍게 제치고 돌파했다. 그의 스피드와 힘은 신기(神機)에 가까웠다. 돌파당한 수비수는 차두리를 따라오지도 못했다. 어떤 언론들은 ‘36살의 회춘’이라고 하지만 유머의 애교스러운 모독이다. 그것은 ‘인내로 점철되어 꾸준하게 갈고닦아온 진실의 보석같은 내공’이었다.
SBS 화면캡쳐
이영표 해설위원은 “이 골 지분의 99%는 차두리에게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특히 차두리는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국가 대표에서 은퇴하기 때문에 그의 활약은 더욱 빛을 발했다. 차두리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대포알' 드리블로 눈부신 실력의 어시스트를 보여준 가운데 그의 국가대표 선수직 은퇴를 반대하는 서명까지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다음 아고라에는 "차두리 선수 국가대표 은퇴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우린 어제 보았습니다. 차두리가 아직 3년은 더 현역생활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차두리 선수, 아직 당신이 필요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앞서 차두리는 지난해 12월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현대 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아시안컵은 내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다"라며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24일 오전 4시 기준 차두리 은퇴 반대 이슈 청원엔 426명의 네티즌이 서명을 완료한 상태다.
차두리 은퇴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시원한 폭풍질주 국가대표 차두리 선수 계속 뛰어주세요. 은퇴 절대 불가" "차두리 형은 대한민국 축구와 FC서울의 구세주이십니다. 은퇴 절대 안됩니다" "차두리 선수, 당신은 우리나라 축구의 희망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승리로 우리 대표팀은 이란-이라크의 8강 경기 승자와 오는 26일 6시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됐다. 대한민국의 온갖 적폐들과 정치사회적 문제들로 우울하고 짜증스러운 국민들에게 차두리의 폭풍 드리볼은 “잠재되었던 호랑이의 한 표효가 시원하게 가슴을 뻥 뚫어주는 것” 같은 멋진 장면이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