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입학사정관제?심각하게 재점검 해야 <사회,교육특집>
현직교사가 스펙조작으로 명문대 합격
백일장 등 대회 수상경력 조작
학생의 대학 입학을 위해 돈을 받고 허위 수상경력 등을 만들어준 교사와 학부모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허위 수상경력·봉사활동 실적 등을 담은 전형 서류를 제출해 2013년 3월 서울의 K대 한의예과에 입학한 손모군(20)을 업무방해 협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손군의 어머니 이모씨(49)와 손군이 다녔던 양천구의 모 사립고 생물교사 권모씨(55), 윤리교사 홍모씨(46) 등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또 2012년부터 작년까지 시험문제를 학생에게 유출해 2000여만원을 받은 혐의(업무방해·배임수재)로 지난 6월 경찰에 붙잡힌 양천구 모 사립여고 국어교사 민모씨(57)도 손군의 가짜 ‘스펙 쌓기’에 가담한 사실을 밝혀내 추가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군은 2010년 11월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열린 ‘G20 국가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청소년 발표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발표에 나선 것은 손군이 아닌 같은 학교 선배 김모군이었다. 김군은 유창한 실력으로 이 대회에서 입상했고, 상은 손군 명의로 수상했다. 이 대회 자료는 민씨가 만들어준 것으로 밝혀졌다. 손군의 어머니 이씨가 딸 입시 상담을 해준 민씨에게 부탁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민씨는 이 외에도 손군을 위해 네 편의 시를 대신 써줬고, 손군은 그 덕분에 한글날 기념 백일장 대회에서 입상했다. 민씨는 대가로 2011년 2월부터 1년간 손군 어머니로부터 2500만원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입학사정관 제도와 관련해 비교과활동 제출 서류 및 경력에 대한 객관적 검증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수사 사항과 확인된 문제점을 교육부와 해당 대학교에 통보하고 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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