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한인학회-한·중남미협회 공동 워크숍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103명의 한인을 태운 네덜란드 선박 치차렌카호가 1963년 2월 12일 브라질 산토스항에 도착한 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103명의 한인이 6만 명으로 늘어나는 동안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도 직항편이 생기고 브라질 최대 축제인 카니발에 싸이를 비롯한 한국 문화가 등장하는 등 양국은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훨씬 가까워졌다.
재외한인학회와 한·중남미협회는 올해 브라질 이민 50주년을 맞아 28일 인천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공동 워크숍을 열고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이민의 어제, 오늘, 내일을 조명했다.
최금좌 한국외대 교수는 브라질 이민 반세기를 돌아보는 발제문에서 "브라질 한인 이민은 일반적인 '노동력의 이민'이 아니라 한국의 중산층에 속하는 '소상공인들의 이주'라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1960년대 농업 이민으로 브라질에 도착한 한국인들이 유대인 지역이던 봉헤치로에 진출하게 된 과정과 1990년대 브라질 시장 개방과 헤알 개혁이 한인의 경제활동에 미친 영향 등을 분석했다.
브라질 한인들이 여성 의류업을 중심으로 '봉헤치로-로스앤젤레스-서울'을 잇는 초국가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작동시킨 과정을 설명하고 오늘날 한인들이 한국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살펴봤다.
최 교수는 "브라질 한인 수가 6만 명 미만으로 정체돼 있지만 한국 기업의 진출 확대로 더 많은 한인이 브라질로 진출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한인사회의 경제활동 영역을 중남미 전체로 넓히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발제자인 김환기 동국대 교수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에서 생산된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학을 통해 그 속에 담긴 혼종적 세계관을 짚었다.
김 교수는 "디아스포라적 관점에 근거한 한국 이민자와 이민사회의 월경적 세계관은 최근 급격한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 교훈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8 14:00 송고